삼성·LG, 내년 LCD TV 판매목표 5800·3800만대… 패널 공급부족 가능성 대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1, 2위 LCD TV 완성품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판매 목표를 공격적으로 내걸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하 예상치 대비 20%가 넘는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내수 시장에서 탈피, 해외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것이 국내 TV 업체들의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도 공격적인 영업 목표를 세울 것으로 보여 패널 공급이 모자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LCD TV 출하 목표치를 각각 5800만대, 3800만대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하 예상치(4800만대) 대비 20.8%, LG전자(올해 예상치 3400만대)는 11.7%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는 6대 중국 TV 업체(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하이얼)가 자국 시장에서 탈피,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TCL의 경우 이미 일본 소니를 누르고 LCD TV 출하량 3위 업체로 도약했다.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도 도시바, 파나소닉, 샤프보다 출하 실적이 높다. TCL과 하이센스, 스카이워스의 올해 LCD TV 출하 예상치는 각각 1430만대, 1150만대, 950만대로 업계 3, 5, 6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의 올해 LCD TV 출하 예상치는 1250만대로 3위 자리를 간신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데이비드 셰 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세계 1, 2위 LCD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출하량 목표치를 늘려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및 중국 LCD TV 완성품 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패널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 TV용 패널을 포함한 9인치 이상 대형 LCD의 수요 증가세가 8%인 반면, 생산용량 증가세는 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수요 11%, 생산용량 5%)에 이어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수요 측면에선 기본적으로 세트 판매가 늘어난데다 TV용 패널의 경우 화면 크기가 확대되고 있다. 공급쪽에선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위해 패널 업체들이 고부가 박막트랜지스터(TFT) 라인 전환을 실시하고 있어 절대 생산량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LCD 패널의 주요 부품인 유리기판, 편광판, 드라이버IC 생산업체도 그간 보수적 투자 기조를 이어온 결과 늘어난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 패널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설 투자를 보수적으로 단행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 LCD TV 패널 출하량을 올해 예상치(2억4900만대) 대비 3% 증가에 그친 2억5700만대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부족한데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선 완성품 업자들이 패널 가격을 깎기 보단 ‘안정적 조달’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며 “패널 업계에는 긍정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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