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놓고 KT그룹과 나머지 유료방송사들이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상정돼 있고, 정부 역시 통합방송법을 통해 관련 규제를 손질할 계획이다. 정부와 국회의 정책방향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지배력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케이블TV사업자와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27일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유료방송의 특수관계자 합산규제 개정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방송법 및 IPTV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번 정기국회서 처리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도 방송법과 IPTV를 통합한 통합방송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위성방송만 점유율 규제가 없다. 문제는 KT가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를 소유하면서 현행 점유율 규제를 회피해 가입자를 모집하게 된 것이 문제가 됐다.

때문에 케이블TV 및 나머지 IPTV 사업자는 특수관계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과 KT IPTV 점유율을 합산해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블 및 SKB-LGU+는 "KT그룹은 전방위 공세를 통해 법 개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케이블사업자나 다른 IPTV사업자들이 받고 있는 3분의 1 규제를 회피하고 유료방송 시장을 독과점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KT그룹을 비판했다.

이들은 "합산규제 개선은 이미 동일 동일시장에서 경쟁하는 케이블, IPTV사업자들이 방송매체로서 당연하게 받고 있는 규제를 유료방송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KT그룹은 법안 미비에 따른 특혜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적 공세를 중단하고, 당당하게 유료방송 시장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 및 SKB-LGU+의 공동성명 발표 이후 KT진영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합산규제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반소비자 반산업 규제"라고 비판했다.

KT그룹은 "방송의 다양성 훼손, 여론독점 우려는 PP와 콘텐츠의 문제일 뿐 플랫폼사업자와는 무관하다"며 "해외 사례를 봐도 점유율 3분의 1 규제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KT그룹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도 억지라는 입장이다. 위성과 케이블은 전송기술은 물론, 서비스 성격도 다르다는 것이다.

KT그룹은 "합산규제는 KT그룹만을 표적으로 한 처분적 법률로 위헌소지를 안고 있다"며 "합산규제가 시행되면 기업간 경쟁과 소비자 결정권을 침해함은 물론 대형 SO와 SKBB, LGU+ 등 재벌 계열 사업자들만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