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T혁신 2015⑤] 금융권, 빅데이터 저변 확대…클라우드는 첫발 내딛어
금융시장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IT투자에 대한 금융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지보수 등 고정비용 증가하면서 금융업체들은 신규 IT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 등 금융 패러다임이 IT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전략적 IT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5회에 걸쳐 내년도 금융 IT주요 화두와 대응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신 IT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5년 금융IT 시장에서는 이처럼 그동안 파일럿 형태, 혹은 검토단계에 불과했던 IT신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빅데이터 분석의 경우 이미 카드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효용성이 이미 검증된 상태여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도입이 준비 중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경우 아직 보안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긴 하지만 사내 업무에 있어 이미 전사 적용을 마치고 고도화를 추진하는 곳도 있어 주목된다.
◆빅데이터 도입 활발할 듯=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빅데이터’다. 금융업계에서 빅데이터는 상품개발, 마케팅 활용, 금융관련 부정행위 방지, 신용평가, 리스크 관리 등 정보계 전 영역에 걸쳐 그 쓰임새가 발굴되고 있다.
국내 은행의 빅데이터 사업은 마케팅 분야에 파일럿 형태로 적용되는 단계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추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빅데이터 정의와 활용방안 등에 대해 논의중이며 우리은행은 IT지원부서 중심으로 빅데이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카드사의 경우 빅데이터 도입이 국내 금융권에서 선도적으로 진행된 산업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외국과 달리 현재 고객의 카드이용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향후 마케팅과 리스크관리 등 전방위에 걸쳐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데이터에 대한 투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보험업계에서도 상품개발, 보험사기방지, 리스크관리 및 재해 관련 상품 개발 등 다방면에 걸쳐 빅데이터 적용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금융권에서 내부통제 및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보안관제 측면에서 빅데이터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플랫폼 도입에 대형 금융사들이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금융권 빅데이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의 경우 외산 플랫폼을, 중소중견 금융사의 경우 시스템 구축업체가 독자적으로 보유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기반 분석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클라우드, 사내 업무시스템 도입 늘어날 듯=금융권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좁은 의미로 한정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 얼개를 이루고 있는 ‘가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사 전산센터에 대한 물리적 망분리 의무화와 전 지점에 대한 점진적 망분리 방침을 밝히면서 가상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보안만을 강조한 조치로 클라우드가 갖는 본래 성격인 비용절감, 유한한 자원의 재분배 등에 대해서는 효용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일부 은행권에선 이미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직원 PC의 가상화 저장공간(S-Drive, 파일공유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내 문서 및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기업은행도 태블릿 PC기반 업무시스템 도입에 따라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기반 정보공유 인프라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등 기업 인프라 단에서의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은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우선 보안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최근 전산자원 및 정보에 대한 제3자 위탁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만 개인정보 등 중요 고객정보에 대한 위탁에는 제한이 많은 상황이다.
클라우드의 본질이 어느 특정 저장공간이 아닌 다양한 저장공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데이터를 꺼내 사용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보안 투자가 일어난 금융사 자체 전산센터가 아닌 제2의 장소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에 대해 금융사는 물론 금융당국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클라우드의 금융권 도입은 기정사실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최근 금융권의 시장 악화로 비용절감에 몰두하고 있는 중소 금융사들의 경우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콤의 클라우드 서비스 등 대규모 자원과 분석능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제3자의 역량을 접목하는 것에 업계가 관심이 많다”며 “규제상 걸림돌만 해제된다면 적극적으로 이를 검토할만한 금융사들이 많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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