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 “아마존도 무릎 꿇릴 것”…자신감의 비결은?
- 일산서 육아용품 ‘2시간 내 배송’ 시범 서비스…향후 상품군 확대
- 작년 물류에만 1500억원 이상 투자…올해도 투자 기조 이어가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해 총 4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쿠팡의 김범석 대표<사진>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1년 기자간담회 이후 4년만이다.
17일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www.coupang.com)은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사업 현황과 향후 전략을 소개했다.“아마존도 무릎꿇리겠다”
이날 김 대표는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사업 전략 발표에 나섰다. 손동작도 과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김 대표가 몸살이 날 정도로 발표 준비에 임했다”며 귀띔했다. 그가 이처럼 철저히 준비한 끝에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간담회를 통해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쿠팡맨’이다. 아마존도 도전 못한 직접배송 서비스를 쿠팡맨으로 실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2014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쿠팡맨 (직접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금은 1000명이 넘는 쿠팡맨이 전국을 돌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무모한 도전으로 볼 수 있겠지만 모든 단계를 서비스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책임지는 모델로 한국형 ‘다이렉트 커머스’를 구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새로운 물류 혁신으로 ‘2시간 내 배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일산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마트 이상의 상품군을 2시간 내 배송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15년 상반기 중 일산 지역에서 육아와 관련된 기저귀 용품 등을 시작으로 시범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몇 개 상품이 아닌 마트에 들어가는 상품군 이상으로 배송하는 게 목표”라며 “예약주문 방식이 아니라 언제 주문하든지 2시간 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물류 인프라에 집중 투자=쿠팡은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 인천, 대구 등 7개의 물류센터(총규모 12만5672제곱미터)를 운용 중이다. 1000명 이상의 쿠팡맨을 동원해 직매입 상품에 한해 직접 배송에도 나서고 있다.
9만9173제곱미터 규모로 인천물류센터도 신축 중이다. 오는 2016년까지 전국 단위 9~10개로 물류센터를 확충할 계획이다. 쿠팡에 따르면 향후 완공될 물류센터 면적을 합하면 총 33만8894제곱미터다. 이는 광명시 이케아 영업매장 면적의 5.7배에 달하는 규모다.
쿠팡의 현재 인력 규모는 5500여명. 지난해 직접 배송을 위한 1000여대의 1톤 트럭을 구입했으며 이를 전국에 배치하는 등의 대규모 규모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서울, 경기 및 6대 광역시에 당일 배송망을 구축한 상태다.
김 대표는 “작년 초 직접배송 서비스 도입 당시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무모한 투자라며 우려가 많았다”면서도 “해당 투자를 통해 구축한 직접 배송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쿠팡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작년 물류투자 규모에 대해선 “150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올해 투자규모에 대해 묻자 “투자기조를 이어가겠다”면서도 전년대비 어느 정도 규모가 될 것인지는 답하지 않았다.
◆“4억달러 투자금 모두 들어와…작년 적자규모 놀랄 정도로 커”=김 대표는 시장점유율 등 사업성과에 따라 투자금이 들어온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작년 4억달러 투자받은 것은 다 들어왔다”며 “그러한 조건은 없다. 그런 면에선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적자규모에 대해선 “그동안 BEP(손익분기점) 수준을 맞춰왔는데 작년 적자금액은 놀랄 정도로 크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물류를 운영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큰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라며 “직원 수만 봐도 5500명으로 늘었다. 물류센터도 구축 중이다. 투자하기 위해 투자를 받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IPO는 일단 지연, 때가 맞으면 간다”=김 대표는 지난 2011년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밝힌 이후 기업공개(IPO)에 대해 이렇다 할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없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김 대표는 “한국 시장이 너무 크고 이 외에도 생각할 수 있는 시장이 많았다”며 “훌륭한 펀드들과 이름 있는 투자자들로부터 증자할 수 있어서 IPO라는 것을 일단 지연했다. 때가 맞으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IPO도 증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IPO는 추구하는 방향의 과정이지 목적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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