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토리지 시장 휘감은 ‘삼성 변수’…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국내 올 플래시(All-flash) 스토리지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삼성’이 될 전망이다.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 제품을 탑재하지 않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 제품 구매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관련 업체들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이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는 데이터의 저장매체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신 100% 낸드플래시메모리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같은 플래시 모듈을 탑재한 제품을 말한다.
그동안 플래시는 가격과 안정성 등의 이슈로 스토리지 저장매체로 잘 활용되지 않았으나 더 빠른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 시장 수요가 맞물리면서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배치트랜잭션(OLTP)나 데스크톱가상화(VDI) 등 빠른 데이터 입출력(IO)을 요구에는 영역에 적용되던 것에서 데이터웨어하우스(DW)과 같은 일반적인 스토리지 시장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메모리나 SSD를 탑재하지 않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은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계열사에 공급되기 힘든 분위기에 따라 관련 업체의 대응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IT계열사인 삼성SDS의 경우 삼성전자부터 메모리나 SSD를 공급받아 직접 서버와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일 국내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삼성전자의 플래시 모듈이 탑재되지 않는 업체 대부분이 향후 출시될 신제품에 이를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제품 구매 규모를 고려할 때 스토리지 업체들로서도 쉽게 포기하기 힘든 ‘슈퍼 파워’ 고객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SSD를 탑재하고 있는 올 플래시 업체로는 퓨어스토리지와 솔리드파이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삼성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업체인 만큼, 제품 설계 단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전세계 스토리지 1위 업체 EMC 역시 올해 중순 경 출시될 4세대 익스트림IO 신제품에 삼성전자의 SSD를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익스트림IO는 기존에는 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테크놀로지(HGST)의 SSD를 탑재해 왔지만, 현재 본사 차원에서 삼성전자 SSD를 탑재한 제품을 테스트,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스토리지 기업 넷앱 역시 오는 6월경 출시될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신제품 ‘플래시레이’에 삼성전자의 SSD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시레이는 넷앱의 마스(Mars) 운영체제(OS)가 새롭게 적용되는 제품으로 지난해부터 일부 고객사에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 발표 당시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메모리 마케팅팀 상무는 “삼성과 넷앱은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의 플래시 투자가 보다 신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그 동안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플래시레이와 짝을 이루고 있는 삼성의 플래시 미디어는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환경에서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HP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도 자사의 올 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에 삼성전자 SSD 탑재를 적극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P의 경우 올 플래시용으로 출시된 3PAR 스토리지의 경우 현재 샌디스크의 SSD를 탑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SSD가 품질관리(QC) 통과시 채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HDS도 “현재 삼성전자 플래시 매체 채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국내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600억원 규모로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3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올 플래시 스토리지(AFA)의 경우, 260억원 규모로 오는 2018년까지 매년 약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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