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이경주 칼럼] ‘핀테크 시대’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방법

이경주

요즘 금융(Finance)에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핀테크(FinTech)’가 회자되고 있다.

간편한 온라인결제 및 자금이체 등 금융의 편리성과 SNS를 이용한 크라우드 펀딩,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한 대출 및 투자 등 금융관련 새로운 사업이 창출되는 신규 사업 분야다. 이에따라 많은 비(非) 금융권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핀테크가 보편화되기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신용카드 등장으로 많은 소비가 일어난 것처럼 핀테크의 편리함으로 인해 자칫 개인의 자산이 순식간에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피싱, 스미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욱더 정교해진 사기사건이 발생될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고 글로벌 투자가 일상화 될 텐데 이럴 경우 금융지식이 부족하면 평생 힘들게 번 돈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뺏길 수 있다.

따라서 핀테크의 활성화에 앞서 국민의 금융지식 수준도 지금보다는 훨씬 향상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은 자본주의 자유경제체제하에 살고 있고 30년전과 비교해 경제규모도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금융지식은 놀라울 정도로 무식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거의 문맹 수준이다. 아마도 조선시대에 유교사상의 선비정신이 깊숙이 뿌리박힌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어려서부터 개인 자산관리나 투자하는 법을 배워야 하나 학교에서도 안 가르치고 집에서도 부모가 금융지식이 없으니 그냥 저금만 하라고 배워온 결과라 생각한다.

과거 10%대 고성장시기에는 은행에 넣어만 둬도 연간 이자가 10% 이상 나왔으니 살아가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초저금리시대에 살고 있고 수명 또한 100살까지 산다고 예상하고 자신만의 재무 설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세밀하게 금융 라이프플랜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대기업 임원뿐만 아니라 고급공무원, 고위급 단체장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필자가 최근에 만난 고위직 은퇴자는 중국에 주식을 투자하면서 매매 수수료가 얼마인지, 세금이 얼마인지, 사고파는데 어떤 제약이 있는지 모르고 그냥 증권회사 직원의 말만 믿고 사고팔고 있었다. 소중한 자산이 거의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펀드투자 경우에도 연간 수수료가 현재 은행 기준금리 1.75% 수준과 유사한 1.5~2% 정도이다. 개인이 은행도 아니면서 은행이자와 같은 수수료를 내고도 수익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도 신중하게 잘 골라야 한다. 물건을 사는 등 직접적으로 돈을 지출할 때는 엄청난 고민을 하면서도 펀드와 같은 간접 금융투자는 남의 이야기를 듣고 쉽게 결정하는 경향이 많다. 펀드매니저와 같은 많은 금융전문가는 자사의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무조건 믿으면 안 된다.

자신의 자산은 자신이 지켜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각자가 경제용어,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관련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정부도 학교에서부터 금융지식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한다.

반면 국민의 금융지식이 높아지면 핀테크를 통해 자산을 키울 수 있다. 이미 금융지식이 많은 사람들은 은행에만 저금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채권, 선물 등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의 안전성과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금융 선진국은 물건판매 만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고 돈을 찍어내고 빌려주고 회수하는 일련의 과정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 결국 금융 후진국의 국민은 피땀 흘려 만든 자산을 자신도 모르게 금융 선진국에 뺏기고 있는 것이다. 억울한 일이다. 정책 당국은 대책을 수립해 빠른 시일 내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시켜야 한다. 핀테크 활성화보다 훨씬 시급한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주)허브원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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