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SD, 엔터프라이즈 시장 속으로

한주엽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지금은 슬림형 노트북이 SSD의 최대 수요처다. 그러나 앞으로는 엔터프라이즈 서버 분야가 SSD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트북 등 소비자용 제품에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트리플레벨셀(TLC), 서버 쪽에서는 신뢰성이 높은 멀티레벨셀(MLC) 제품군이 주요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물리적 작동을 겸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는 달리 SSD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최근 출시되는 슬림형 노트북에는 대부분 SSD가 탑재된다. SSD는 기업용 서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SSD의 최대 수요처는 슬림형 노트북이지만 오는 2017년에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 시장이 최대 SSD의 적용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SSD 시장 규모 41.8% 확대, 삼성 1위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SSD 시장 규모는 114억4000만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무려 41.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38억9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3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됐다. 2위 업체인 샌디스크는 20억4700만달러의 매출로 18%의 점유율을, 3위 업체인 인텔은 18억6800만달러의 매출로 16%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IHS는 추정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샌디스크의 점유율 격차는 13%포인트였다. 지난해 이 격차는 1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는 것이 IHS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샌디스크, 인텔의 뒤를 이어 마이크론(8억7500만달러)과 도시바(6억7100만달러)가 각각 8%와 6%의 점유율로 4위, 5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SSD 매출액 성장률은 무려 53.3%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5위 안에 든 SSD 업체들 가운데 성장률이 가장 높다. 인텔(49.3%), 마이크론(38.8%), 샌디스크(33%)가 삼성전자의 뒤를 따른다. 도시바는 전년 대비 매출이 7.4% 줄었다. SSD 불량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2013년, 맥북 에어(2012년형) 노트북 가운데 데이터 무단 삭제, 인식 실패 등의 문제로 도시바의 SSD가 탑재된 제품만 리콜한 바 있다.

엔터프라이즈 SSD는 무려 42% 성장

지난해 서버 등에 탑재되는 SSD 매출액은 42억6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2.3%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등으로 인해 서버 쪽에서도 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버 분야에서도 SSD 탑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는 2017년에는 SSD의 최대 수요처가 슬림형 노트북에서 엔터프라이즈 서버로 넘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HS는 2017년 전체 SSD 수요 가운데 엔터프라이즈 서버 분야가 42% 비중을 차지해 슬림형 노트북(37%)을 누르고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서버 분야에서는 데이터의 신뢰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셀당 2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MLC 제품이 주로 사용된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의 경우 가격대비 용량이 높은 TLC 제품이 주류다. TLC는 셀 하나당 3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서버 시장에서 MLC 제품의 비중은 82%에 달했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에서 TLC 제품 비중은 35%였지만(MLC 65%) 올해 42%, 내년 48%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SD ASP는 계속 하락 중

SSD의 평균판매가격(SSD)은 계속 하락 중이다. IHS에 따르면 지난해 256기가바이트(GB) 용량 SSD의 ASP는 130달러로 전년(171달러)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28GB 및 64GB 제품의 ASP는 각각 74달러, 41달러로 전년 대비 23%와 25% 감소했다. SSD 1GB당 가격은 0.5~0.6달러(500~600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SSD가 첫 출시되던 2007년 SSD 1GB당 단가는 2만원대에 달했으니 지난 수년간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 것이다. SSD의 주요 부품인 낸드플래시 칩 가격은 공정이 미세화될 수록 떨어지고 있는데다 TLC 방식이 널리 보급되면서 ASP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SSD 상위업체는 모두 낸드칩 자체 생산

지난해 SSD 매출액 순위 5위권 안에 든 업체(삼성전자, 샌디스크, 인텔, 마이크론, 도시바)들은 낸드플래시 칩을 직접 생산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합작한 IM플래시테크놀로지스(IMFT)를 통해 낸드플래시 칩을 공급받는다. 샌디스크는 도시바와 함께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용하고 있다. 상위권 업체들의 특징은 바로 ‘수직계열화’인 셈이다.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SSD의 두뇌에 해당하는 컨트롤러 기술이다. 하위권 업체들은 샌드포스, 마벨, 인디링스 등 범용 컨트롤러를 사용하지만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일찍이 독자 컨트롤러 기술을 확보, SSD 경쟁력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동일한 낸드플래시 칩을 탑재하더라도 삼성전자 SSD의 속도가 빠르고 신뢰성이 높은 이유는 컨트롤러 기술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인텔의 경우 샌드포스 계열과 자체 개발 컨트롤러를 병행 사용하고 있고, 도시바 역시 지난해 초부터 독자 컨트롤러를 자사 SSD에 적용하고 있다. SSD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컨트롤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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