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SDN 인식 크게 부족…중국보다도 소극적 투자”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비해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 전환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보다도 SDN 투자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당장 SDN 관련 수요가 없다거나 예산이 미비하고 전환하기에 복잡하다는 문제를 주요 이유로 꼽았지만, 가장 국내 기업들의 SDN 인식이 여전히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SDN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기대효과를 거둔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적극 알리는 것이 시장 확산 선결과제로 보인다.
한국IDC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가 2014년부터 향후 2년간 SDN 솔루션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DN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당분간 소규모 투자만 진행할 것으로 관측됐다.
5년 내 기업 네트워크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SDN으로 전환할지 묻는 질문에 29%가 SDN 미전환(None)을 꼽았다. 인프라의 절반 이상(50~75%)을 SDN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에 그쳤다. 응답자의 44%가 인프라의 25% 미만을, 22%는 25~50% 비중으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APeJ) 국가의 경우, SDN을 전혀 도입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0%에 그쳤다. 28%의 기업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 25% 미만의 비중을, 29%의 기업은 50% 미만을, 24%는 75%, 7%는 100% 미만을 각각 꼽았다. 100% 전환하겠다고 답한 곳(2%)도 나왔다.
전체 APeJ 조사 대상기업의 90%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SDN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중국의 경우에도 SDN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은 77%로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고 IDC는 전했다.
SDN 도입을 가로막는 장벽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응답으로는 현재 수요 미비가 24%로 가장 많았으며, 예산 부족이 20%, 복잡한 전환 경로 10%, 적합한 네트워크 엔지니어 10%, 기술 미성숙 8%, IT스킬 부족 7% 순으로 나타났다.
김민철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SDN에 대해 아주 소극적인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등 전세계 수치보다 뒤처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77%의 수치를 나타낸 중국보다도 낮다”며 “아직은 SDN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투자를 벌이기에도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한국IDC는 한국의 SDN 시장이 연평균 69.2%로 가파르게 성장해 2014년 148억원 규모에서 오는 2018년에는 1527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같은 기간 IDC가 전망한 전세계 SDN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89.4%이다.
김 선임 연구원은 “이같은 한국의 SDN 성장률 전망치는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통신사들부터 네트워크 인프라에 가상화와 SDN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들이 전환을 시작하고 있어 향후 SDN이 시장에 많이 알려지면서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국내 기업들이 SDN 구축을 고려하는 주요요인으로는 네트워크 프로그래머빌리티 22%, 신속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제공 17%,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출시 15%, 네트워크 관리 단순화 9%, 가상화/클라우드 민첩성 7%, 네트워크 투자비용(CAPEX) 절감 7% 순으로 지목됐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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