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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제품, 국내서도 시험인증 길 열리나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해외에서만 가능하던 개방형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표준 기술인 ‘오픈플로우 적합성 인증’을 국내에서도 받을 수 있는 길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제 SDN 표준화 단체인 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ONF)과 협력해 최근 오픈플로우 기술을 적용한 스위치, 라우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을 시험 검증할 수 있는 자격 취득 절차를 밟고 있다.

올 초에 ONF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오픈플로우 SDN 스위치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을 완료해 결과를 제출한 상태다. 이 작업은 ETRI 스마트네트워크연구부 네트워크 품질 연구실이 주축이 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심사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ONF으로부터 오픈플로우 적합성 인증 시험기관으로 공인받는 것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TRI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표 연구기관으로 오랫동안 우리나라 통신기술 국산화와 국제표준화를 이끌어왔다. 차세대 통신기술 분야에서도 상당한 연구개발(R&D)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유선 네트워크 분야에서 ISO17025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ETRI는 제품 시험인증 업무에 나서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방형 SDN 컨트롤러 ‘아이리스’를 자체 개발한 것을 비롯해 민간업체들과 공동으로 다양한 차세대 네트워크 R&D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시험기관으로 공식적으로 나서는데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TRI는 현재 ONF 적합성 인증 시험기관 자격취득 절차는 진행중이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것에는 사전에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양선희 ETRI 스마트네트워크연구부 부장은 “SDN 분야 시험 기술과 인력이 충분히 준비돼 있기 때문에 시험기관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자격조건을 확보할 수 있는 시험규격과 절차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시험기관을 공식화하거나 인증센터 설립까지 진도가 나간 것은 아니다”며 “우려소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 판단한 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부장은 “네트워크 장비의 개발화와 프로그래머빌리티 지원 요구가 최근 높아지고 있다. 신기술 개발 수명주기도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자칫 검증되지 않은 장비를 도입할 때 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도 신기술을 개발하고 어떻게 시험해야 할 지 많은 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SDN 관련 국내 시험검증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은 강조했다.

오픈플로우 적합성 시험을 시작으로 SDN 솔루션 시험검증을 실시하게 되면 향후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등 차세대 네트워킹 분야로 시험을 확대할 제반조건이 보다 쉽게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ONF도 최근 관련 SDN·NFV 관련 개방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단체들과 협력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ONF 오픈플로우 적합성 인증은 SDN 관련분야 첫 인증으로, 오픈플로우를 특정 버전에 대한 제품의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적합성 테스트는 독립적인 공인시험기관에서 수행한다. ONF측은 오픈 SDN 채택을 확산하기 위해 ONF 회원이 아닌 곳도 이 적합성 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근 이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현재 공인시험기관으로는 전세계에서 6곳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 BII(Beijing Internet Institute), 인도 CNLabs(Criterion Network Labs), 미국 InCNTRE(Indiana Center for Network Translational Research and Education), 대만 NBL(Network Benchmarking Lab), 중국 CATR(China Academy of Telecommunication Research of MIIT) CTTL(Telecommunication Technology Labs), 미국 UNH-IOL(University of New Hampshire InterOperability Lab)이다.

이 인증은 지난 2013년에 시작했으며, 회원사인 디지털차이나네트웍스(DCN) HP 메루네트웍스 NEC의 6개 제품이 인증을 획득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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