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생산 핵심 장비…비코 터보디스크 에픽700 MOCVD GaN
* 4월 25일 발행된 오프라인 매거진 <인사이트세미콘>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LED가 널리 보급될 수 있었던 배경은 핵심 생산 기계인 MOCVD 장비가 지속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비코가 최근 출시한 터보디스크 에픽700 GaN MOCVD 장비는 자동화 및 생산성 증대, 공정 시간 단축 등 여러 면에서 전 세대 장비 대비 크게 진화했다. 비코 측은 이 장비의 소유비용이 전 세대 장비와 비교해 최대 20% 낮아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발광다이오드(LED) 제조 공정은 에피(Epi) 웨이퍼 제작에서 시작된다. 에피는 에피텍시(Epitaxy)라는 그리스어의 줄임말로 ‘얇은 막을 입힌다’는 뜻이다. 청색 LED를 예로 들면, 주재료인 질화갈륨(GaN) 막(N형, 빛 생성층, P형을 차례로)을 2, 4, 6, 8인치 사파이어 또는 실리콘 웨이퍼 위로 증착하는 공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공정을 담당하는 증착 기계가 바로 금속유기물화학증착(Metal Organic Chemical Vapor Deposition, MOCVD) 장비다.
MOCVD 장비의 작동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진공 챔버 혹은 반응로(Reactor) 속으로 웨이퍼를 삽입한다. 이 웨이퍼는 고열로 가열된다. 이런 가운데 가스 상태인 트리메틸갈륨(TriMethylGallium, TMGa)과 암모니아(NH3)를 챔버 속으로 주입하면 두 가스가 반응, 기판 표면에 GaN 성분의 막이 씌워진다.
막 성분을 내포하고 있는 가스 혹은 화합물을 화학적으로 반응(열이나 빛 에너지)시켜 기판 표면에 증착하는 방법을 CVD라고 하는데, 금속(Ga)과 유기물(NH3)을 CVD 기법으로 증착하기 때문에 ‘MOCVD’라고 부르는 것이다. MOCVD는 LED 뿐 아니라 일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박막트랜지스터(TFT) 생산 공정에서 금속 산화막을 증착할 때도 활용되고 있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나 메모리를 생산할 때는 회로 패턴을 그리는 노광(露光)이 핵심이지만 LED 분야에선 MOCVD를 통한 에피 성장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LED 칩의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에픽700, 비용·수율·쉬운 사용법 ‘3박자’ 갖춰
반도체 제조 장비의 일반적 평가 기준으로는 빠른 공정 처리 속도, 생산량 증대, 낮은 차지 면적 등을 통한 장비의 소유비용 감소, 수율 향상, 편리한 사용법이 거론된다. MOCVD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LED 칩은 가격 하락 속도가 다른 반도체 칩과 비교해 상당히 빠른 편이어서 생산 장비의 소유비용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코가 지난해 출시한 신형 MOCVD 장비인 터보디스크 에픽700(TurboDisk EPIK700) GaN은 이 회사의 전 세대 장비인 맥스브라이트(MaxBright) 대비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반응로에 들어가는 캐리어(웨이퍼를 올려놓는 장치)의 면적이 넓어진 덕에 2인치 124장, 4인치 31장, 6인치 12장, 8인치 6장을 한 번에 넣은 뒤 에피 성장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맥스브라이트의 경우 한 번에 2인치 54장, 4인치 14장, 6인치 6장을 가공할 수 있었다. 회사 측은 이처럼 넓은 반응로를 적용한 덕에 기존 대비 122%, 즉 2배 이상의 생산량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에픽700은 이처럼 생산량을 증대시켰음에도 전체적인 공간 차지 면적은 맥스브라이트 대비 적다.
웨이퍼 가열 및 가스 주입 기술도 개선됐다. LED MOVCD 장비에는 반응로에서 웨이퍼를 고열로 가열하는 히터가 탑재되는데 에픽700에 적용되는 트루히트(TrueHeat) 기술은 가열 구획이 기존 대비 늘어나 보다 균일하게 열을 가할 수 있다. 이는 LED 칩의 빛 파장 산포(散布) 개선을 통해 수율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른바 ‘샤워헤드’라 불리는 가스 주입 장치도 개선됐다. 에픽700에 적용된 아이소플랜지(IsoFlange) 기술은 원하는 만큼, 보다 균일하게 가스를 주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역시 수율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소유 비용 최대 20% 절감
에픽700이 특히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부분은 고온으로 가열된 웨이퍼를 식히는 시간이 빠르고, 실제 공정 라인에 도입돼 운용될 시 사람 손이 덜 간다는 점이다.
에픽700은 워터쿨링 시스템이 도입돼 있어 가열된 웨이퍼를 식히는 시간이 기존 에어쿨링 시스템의 자사 맥스브라이트 대비 짧다. 비코의 워터쿨링 시스템의 작동 원리는 차가운 쟁반 위에 웨이퍼 캐리어를 얹어놓는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뜨겁게 달궈진 웨이퍼를 빨리 꺼낼 수 있도록 특수 로봇 핸들러가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 세대 장비 대비 더 높은 웨이퍼 표면 온도에서도 이송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공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온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조절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독자적인 자동화 소프트웨어 역시 비코 MOCVD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운용 시 사람의 손을 덜 탄다는 것은 분명한 특장점이다. 6~7시간씩 걸리는 에피 성장 공정이 끝났을 때 사람이 직접 반응로의 뚜껑을 열어 웨이퍼를 빼 내고 새로운 웨이퍼를 담아야 한다면, 또 뚜껑 안쪽에 붙어 있는 가스 잔여물을 직접 처리해야 한다면 그것만한 고역도 없을 것이다. 에픽700은 웨이퍼를 빼내거나 담는 작업이 모두 자동화 되어 있는데다 가스 잔여물도 거의 남지 않아 유지보수 없이 100회 이상 에피 성장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한병무 비코코리아 사장은 “에픽700은 우수한 자동화 기술, 생산성 증대, 소모품 비용 절감 및 차지면적 감소 등을 통해 고객사의 소유 비용(COO)을 최대 20% 절감시켜준다”며 “비코의 기술력이 집약된 최신 에픽700을 무기로 국내 LED 고객사에 대한 영업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LED 생산용 MOCVD 장비 시장은 미국 비코와 독일 엑시트론이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하된 MOCVD 장비 대수는 239대였다. 이 가운데 비코는 146대를 출하해 시장 점유율 61%로 1위 지위를 지켰다. 엑시트론의 지난해 MOCVD 출하 대수는 86대로 점유율은 35%였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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