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플랫폼 ‘스팀’, 블루오션?…넥슨 도전기 들어보니
- 가격할인 경쟁 치열…트레이딩카드 적극 활용 강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PC게임 글로벌 플랫폼 ‘스팀’은 블루오션 시장일까.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의 ‘스팀’(store.steampowered.com) 진출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넥슨이 그동안의 스팀 서비스 경험담을 외부에 공유, 눈길을 끌었다.
스팀은 미국 게임업체 밸브(Valve)가 운영하는 PC게임 플랫폼이다. 매일 10~30종의 게임이 새롭게 출시되며 지난 5월 최고 동시접속자수 950만명을 돌파할 만큼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국내 업체들이 스팀 입점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박영일 넥슨코리아 라이브개발본부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CSO) 시니어 디자이너는 20일 판교사옥 인근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강연을 통해 “기존에 (온라인게임 서비스처럼) 하던 대로 하면 실패할 것”이라며 선발업체 입장에서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먼저 박 디자이너는 스팀 트레이딩 카드 활용을 적극 추천했다. 스팀은 이용자들이 게임 관련한 다양한 카드를 수집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이모티콘이나 할인쿠폰을 얻을 수 있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트레이딩 카드는 F2P(부분유료화) 모델에서 일정 부분 지출이 일어나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매출 측면에서 좋다. 홍보 부분에서도 상당히 좋다”며 “반드시 추천한다”고 힘줘 말했다.
반면 스팀 업적 시스템에 대해선 CSO 서비스를 되짚어봤을 때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게 박 디자이너의 입장이다. 그는 “의외로 손이 많이 가고 효과는 측정불가인 게 스팀 업적”이라며 “처음엔 업적에 대해 부담을 가졌는데 지금은 (업적 도입에 대해) 마음을 비워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또 온라인게임의 특성인 업데이트와 서버점검 등의 운영 이슈는 스팀 입점 이후에도 개발사가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박 디자이너는 “의외로 스팀에서 (서버점검 등에) 제약이 없고 약속만 잘 지키면 이용자들도 젠틀하게 받아들인다”며 “개발사 입장에서 편하게 (업데이트 등을) 진행해도 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디자이너는 글로벌 서비스 시 발생할 수 있는 실행불가 등에 대한 대처도 강조했다.
그는 “루마니아와 러시아 등 지역은 네트워크 문제가 많다”며 “다양한 모니터를 쓰기 때문에 화면이 깨지는 등 해상도 문제도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게임 UX(사용자환경)를 어려워하는 이용자들도 많다. 버튼 많은 것이 한국 사람에겐 익숙하지만 북미 이용자에겐 그렇지 않다”고 조언했다.
박 디자이너는 스팀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가격 할인’도 언급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엔 모든 업체들이 할인을 진행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동접(동시접속자수)이 오를 줄 알았는데 떨어졌다”며 “같이 세일을 했는데 당해낼 수 없더라. 밑에 게임들이 치고 올라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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