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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핀테크기업 글로벌시장 진출 ‘탄력’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핀테크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금융사 및 IT업체와 국내 은행권의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핀테크에 선도적인 기술을 가진 유럽 및 미주지역의 금융사 및 IT, 그리고 컨설팅 업체와 협력을 통해 선진 핀테크 은행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드는 한편 국내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에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금융사들의 목적이다.

◆영국 등 주요 선진국 금융사와 협력=신한퓨쳐스랩을 운영 중인 신한금융그룹은 세계 4개국에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을 운영하는 액센츄어와 협력하고 있다. 또 영국 투자기업 안데미스 그룹(Anthemis Group)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국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유치 등을 알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안데미스 그룹은 디지털 금융 및 핀테크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또 신한퓨쳐스랩을 통해 선정하게 될 핀테크 유망 기업을 액센츄어가 오는 11월 홍콩에서 개최할 예정인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 아시아퍼시픽’ 투자자의 날 행사에 보낼 계획이다. 신한퓨쳐스랩 관계자는 “비행기와 체제비용 등을 신한금융이 부담하게 된다”며 “선정된 기업을 해외 투자처에 소개하는 한편 기술에 대한 검증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권선주 행장이 직접 영국을 방문해 바클레이즈, HSBC 등 대형은행 핀테크 담당자들과의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15일에는 HSBC본사를 방문해 핀테크 분야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은행은 핀테크 육성을 위해 ‘IBK핀테크드림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최근 ‘IBK 핀테크 DREAM 공모전’을 통해 유망 기업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이번 해외 금융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 기업은행의 복안이다.

자본시장 부분에선 코스콤이 주한룩셈부르크 대표부와 ‘핀테크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향후 코스콤과 주한룩셈부르크 대표부는 ▲코스콤이 발굴, 육성한 핀테크 스타트업기업의 룩셈부르크 진출 지원 ▲룩셈부르크 내 벤처캐피털(VC) 또는 엑셀러레이터(창업 초기기업 육성기관) 등이 한국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기업 투자 시 협조 지원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 공동 육성 등의 협력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및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노하우에 관심=IT업체 및 컨설팅 업계에서의 핀테크 분야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SK C&C는 영국 아톰(Atom)은행과 독일 피도로(Fidor) 은행을 방문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파악할 계획이다. 아톰은행은 영국에서 첫 번째 나온 디지털 뱅크로 특히 IT시스템을 자체 구축하지 않고 아웃소싱을 통해 운영하고 있어 주목된다. 피도로 은행은 소셜 미디어를 적극 반영해 소셜 지수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등 혁신적인 은행으로 손꼽힌다.

올 하반기 국내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SK C&C는 인터넷 전문은행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상황으로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스템을 적극 참고하겠다는 복안이다.

딜로이트컨설팅도 국내 유망 핀테크 업체를 딜로이트 본사차원에서 육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딜로이트가 본사차원에서 핀테크 토털 솔루션을 보유하거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각 국의 유망 핀테크 업체들을 본사와 연결하는 임무가 주어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액센츄어는 별도로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 아시아퍼시픽(FinTech Innovation Lab Asia-Pacific)’ 프로그램의 참가 신청 접수를 통해 국내 핀테크 기업과 글로벌 금융사 임원 및 서비스 업체간 협력의 장을 마련해 줄 계획이다. 액센츄어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프로그램 참가를 원하는 금융사 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핀테크 업계에선 은행권, 혹은 글로벌 IT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언어 문제는 핀테크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핀테크 관련 기술 설명회나 경진대회 등이 영어로 진행되고 있어 핀테크 기업이 가진 기술 특성과 서비스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핀테크 경진대회의 경우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데 서비스와 기술 특징에 대해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 아시아퍼시픽’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액센츄어 관계자도 “현지에서 수주동안 영어로 미팅과 교육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이를 어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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