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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불꽃공방…“합병안돼” vs “주주이익 부합”

이민형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삼성물산측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가처분 소송에서 “두 기업의 합병은 주주 이윤에 부합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김용대) 심리로 열린 엘리엇의 총회소집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삼성물산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김앤장은 “신청인(엘리엇)은 객관적인 근거없이 합병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보면 굉장히 명쾌하다”며 “합병은 주주 이윤에도 부합된다”고 말했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위법으로 진행됐고, 주주 이윤에 반하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논의되지 못하도록 지난 9일 총회소집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날 열린 심리에서는 총회소집금지 가처분에 대한 변론보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에 대한 상호간 주장이 치열하게 오갔다.

엘리엇측(대리인 법무법인 넥서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회사는 물론 주주들에게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오너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합병비율이 1(제일모직)대 0.35(삼성물산)인데,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매출액, 순이익, 주당이익이 높음에도 합병비율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보다 세배 높게 책정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측은 “현재 엘리엇측은 객관적인 근거없이 시나리오를 토대로 주장하고 있다. 법적인 결론과는 굉장히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삼성물산측은 합병비율과 관련 “두 기업을 합침에 있어 합병비율을 정하는 것은 우리나라 법을 따르도록 돼 있다”며 “만약 이게 부당하다면 주주총회에서 이를 따지면되는데 신청인(엘리엇)은 이러한 주주총회도 열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대응했다.

합병이 주주 이윤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측은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엄청 상승했다. 이는 합병의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심리에서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KCC로 자사주(5.76%)를 매각한 것도 무효라고 점을 되풀이했다. 엘리엇측은 “KCC는 이미 제일모직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다. 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주주의 이윤보다는 합병건을 원활하게 통과시키겠다는 목적이 읽힌다”며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은 두 회사에도 일체 도움이 안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물산측은 “엘리엇은 지난 3일 삼성물산에게 ‘현물배당’ 요구안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이는 회사의 장기적인 이득보다는 단기차액 실현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는 회사와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KCC측은 “신청인은 삼성물산의 자사주매각이 모두에게 불리한 배임적 거래라고 하지만, 논리에 맞지 않다”며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경우 더 많이 사는게 유리한 것 아닌가”라고 엘리엇측 주장을 일축했다.

법원은 두건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달 1일 내릴 예정이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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