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칼럼] 핀테크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요즘 ‘핀테크’(Fin Tech)가 뜨겁게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보수적인 금융계에도 불어 닥치고 있는데 그 속도가 무척 빠르다.
전통적으로 금융업은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의 돈을 모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구조에서 이윤을 창출한다. 돈을 맡긴 고객을 위하기보다는 대출이자는 비싸게 받고, 수익이 나든 안나든 비싼 서비스 수수료를 챙기는 금융인을 위한 비즈니스로 금융업을 정의한다면 너무 과한 것일까?
핀테크의 핵심은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송금, 이체, 대출, 결재 등 모든 금융행위가 간편해지고 수수료가 싸면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 IT, 포털, 소규모 벤처까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대부분의 회사가 시장선점과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 인수와 합병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알리페이’가 대표적이다. 알리페이는 지난 2004년에 설립되어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사용하는 전자결제 서비스다. 알리페이는 금액을 충전후 온·오프라인 가게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현금대행 전자결재 서비스이다. 은행계좌와 신용카드를 연동시키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송금, 결제, 대출, 펀드가입도 할 수 있다.
‘위어바오’라는 모바일 앱에는 100조원이 넘는 돈이 예탁되어 있는데 소액이라도 매일 높은 이자가 지급하고 있어 사용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중국인 여행객이 늘면서 2013년부터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고 작년에는 면세점에서도 현장 결제 서비스가 가능하다. 올해 5월에 한국기업과 협력해서 코리아페이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시장도 급속하게 알리페이가 잠식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온라인 금융시장을 독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고객 록인(LOCK IN)과 빅데이터 확보를 미래 핵심역량으로 선언한 만큼 고객의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고객 맞춤서비스로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시럽페이, 페이나우 등 단말기에 구애받지 않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사용처가 한정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다음으로 삼성페이는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를 사용할 수 있고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결제도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페이와 차별화된 상용서비스를 올해 9월에 준비 중에 있다.
애플페이는 NFC 기반으로 작년 10월에 첫선을 보였는데 미국내 가맹점이 100만개로 막강한 자금력과 브랜드력으로 세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에서도 25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했으며 중국의 알리페이와도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등 세계화에 공격적인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페이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범용성은 떨어지지만 글로벌 스마트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을 통해 시장주도권 싸움에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거대 기업대비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 등이 부족한 한국기업이 국내시장도 못 지키면서 글로벌로 진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핀테크는 거대한 금융시스템과 IT가 결합되어 만들어내는 미래 거대산업이다. 다양한 생태계가 생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자가 주도권을 잡기 때문에 국내 기업끼리라도 서로 협력해 경쟁력이 있는 한국형 핀테크 플랫폼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내시장이라도 잘 지켰으면 좋겠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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