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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김범수 키즈’가 이끈다…파격 인사 배경은?

이대호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 내정자(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 내정자(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다음카카오(www.daumkakao.com 공동대표 최세훈 이석우)의 파격 인사가 화제다. 10일 다음카카오는 이사회를 열어 신임 단독 대표로 임지훈(35) 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40대 후반의 두 공동대표가 후선으로 물러나고 30대 중반의 젊은 대표가 전면에 서게 된 것에 대해 다음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니까 가능한 인사”라고 자평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번 인사를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임지훈 대표 내정자는 오는 9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인데, 앞으로 그의 손에 시가총액 8조원의 거대 기업이 움직이게 됐다.

임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의 항해를 맡게돼 기분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범수 키즈’ 단독 대표 발탁 배경은? = 기존 공동 대표의 퇴진과 30대 젊은 대표의 등장이란 극적 요소때문인지 임 대표의 발탁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최세훈, 이석우 두 대표의 적극적인 제안과 추천으로 이뤄졌다. 회사측은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앞서 여러 명의 후보가 CEO 물망에 올랐고 임지훈 대표 내정자는 후보 중 한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 결정은 김범수 의장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 내정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과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등 투자사에 몸담으면서 인터넷과 모바일 초기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해왔다. 선데이토즈, 핀콘, 레드사하라 등에 초기 투자하는 등 심사역으로도 이름을 알린 그다.

이러한 이력이 최근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다음카카오 입장에서 적합한 인재로 판단이 가능했으리란 분석이다.

더욱이 임 내정자는 업계에서 ‘김범수의 사람’으로 통하고 있다. 그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카오가 인수했던 모바일 전자상거래 벤처 로티플에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했는데 이를 이끈 수석심사역이 바로 임 내정자다.

이후 임 내정자는 김 의장과 의기투합해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 초대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활동해왔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올해 3월 다음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돼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임 내정자는 깜짝 인사가 아니라 이미 김의장에게 여러 각도에서 검증을 거쳤으며 회사의 차세대 리더로 관리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김범수 키즈’로 분류된다.

◆앞으로의 다음카카오는? = 30대의 젊은 대표가 이끌게 될 다음카카오는 어떻게 바뀔까.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다.

일단 임 내정자는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와 달리 다음카카오 내 계파와 파벌에서 자유로운 외부 인사다. 이에 취임 이후 강력한 인적 쇄신 작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사에 있으면서 ‘사람(팀)’을 무엇보다 중시한 그다. 따라서 임 대표 체제에서 새로운 인물이 중용돼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한 다음카카오의 설명도 앞으로의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혁신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회사 측은 “모바일 시대에 강하고 속도감 있게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자 공동 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돌입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케이큐브벤처스의 설명도 다음카카오의 향후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 한 관계자는 임 내정자에 대해 “의사결정이 빠르고 확실하다”, “투자사 특성상 업무량이 상당한데 주말에도 나올 만큼 일을 즐기면서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다음카카오는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가 임 내정자의 신임 대표직 수행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공동대표의 향후 정확한 역할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큐브벤처스의 후임 대표는 현재 물색 중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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