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경주 칼럼] 광복 70주년, 이제는 일본을 넘자

이경주

우리는 일제(日帝)에게 36년간 통치를 당했던 치욕적인 경험 때문에 일본에 대한 악감정이 해방 70년이 됐는데도 가시지 않고 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우리는 일본 내각이 바뀔 때 마다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요구해왔다. 어떤 일본 수상은 사죄한 적도 있었으나 현 아베 내각은 작심한 듯 더 이상 사죄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 한·일관계가 더 냉랭하게 흘러가고 있다.

일본 인구는 13천만 명으로 남한인구의 2.6, 면적은 한반도의 1.7배에 달한다. 일본 GDP(2014년 기준)42000억달러로 세계 3, 우리나라 GDP14300억달러로 세계 11위다. GDP3배 이상 격차가 나고 있다. 역대 일본의 노벨수상자는 19명인데 비해 우리나라 경우 과학 분야는 전무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명뿐이다. 여러 가지 외형에서 규모의 격차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과 규모의 격차는 있지만 일본으로부터 해방 후, 6.25전쟁을 치루는 등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2015년 현재 1인당 GDP 28000달러로 눈부신 성장을 했고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성장의 역동성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우리가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복 70주년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도 과거의 아픔과 슬픔을 뛰어 넘어 미래를 생각하는 긴 안목으로 일본을 이길 수 있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

우선, 일본을 이기려면 국력을 키워야 한다. 국력의 밑받침은 경제력이다.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경제력을 키우는 주체는 국내 기업들의 몫이다. 과거 일본 업체들이 주도했던 주력사업들인 휴대폰, 가전제품, 반도체, 조선 등을 우리 기업들이 일본에서 배워왔지만 이제는 우리가 주도하고 있다.

80년대에는 일본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큰 존재로 여겼지만 이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 변화되는 기회를 우리 기업들이 잘 선점하고 대응해서 일본을 앞서게 된 것이다. 아직 자동차등 몇몇 산업은 일본을 따라가야 하는 추격자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승자는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단기간의 고도경제성장 달성, IMF조기극복 등의 저력을 보여 주었다. 한국인들은 어떠한 종교나 문화나 기술들을 융/복합시켜서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데 세계 최고의 창조능력과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훌륭한 DNA를 갖고 있는 민족이다.

우리 대기업들은 바이오, 로봇, 미래자동차 및 선박, 항공, 우주산업 등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요소가 많지만 국가의 존망이 달린 미래 산업에 그룹의 명운을 걸고 도전해야 한다. 게임, 온라인 관련사업, 신 유통분야등 소프트 및 서비스 산업도 순발력이 뛰어난 국내 기업들이 앞장서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도전하여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또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측면에서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일부 극우세력들과 국민들은 과거 한국을 통치했다는 우월감과 자만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역사적으로 한국의 앞선 문물이 일본에 넘어간 점, 최근에는 한국의 음식, 드라마나 음악 등 한류를 거부감 없이 받아드리고 있는 점, 올림픽 등 각종 스포츠에서 우리가 일본을 압도해 나가는 점 등을 볼 때 우리 국민들은 일본에 대한 잠재된 열등감을 버리고 당당한 세계 일류 시민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많은 현안과제가 있지만 일본도 초고령화, 지진 등 사회문제와 자연재해 문제점은 어떠한 정권이라도 근본을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일 것이다. 현 아베정권이 20년 이상 된 경제 성장률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다양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세계 2, 3위 경제력을 가진 중국과 일본 사이에 놓여있는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영원한 승자는 없는 만큼 광복 70주년을 기점으로 전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 두 번 다시 국력이 약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굴욕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주변국들과 협력하여 다음 세대들은 글로벌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도록 하자. 대한민국 화이팅!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kyungjulee2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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