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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흥행’ 고민 드러난 게임업계, 2분기 실적 보니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주요 게임사들의 2015년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지난 2분기 실적을 보면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등 이른바 잘 나가는 업체들은 지속 성장세를 보인 반면 게임빌 등 차기작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실적이 대폭 줄어든 업체들도 보였다.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처럼 주력 매출원(캐시카우) 1~2종에 의존하고 있는 업체들 역시 뚜렷한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아무리 대형 히트작이라도 ‘세월 앞엔 장사 없다’는 것이 재차 증명된 셈이다.

넷마블 분기매출, 넥슨 이어 2위…영업이익 성장세는 둔화=넷마블게임즈가 분기 매출 규모로 넥슨에 이어 업계 2위를 굳히는 모양새다. 전년동기대비 102.3% 상승한 매출 243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매출 2034억원 대비해서도 4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레이븐의 국내 흥행과 마블퓨처파이트의 글로벌 성과 등이 보탬이 됐다.

다만 전분기 매출 성장세 대비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2.9%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전분기대비로는 10억원 증가했다.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다.

이는 그만큼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업계에선 시장 진입을 위한 대규모 마케팅 집행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내수 시장의 포화에 따라 글로벌 진출을 본격 추진 중인 넷마블 입장에선 마케팅비를 줄일 수도 없다. 오히려 새로운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더욱 늘려야 하는 처지다. 넷마블이 이를 극복하고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고성장세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주목된다.

◆컴투스, ‘서머너즈워’ 후속 흥행작 과제로
=컴투스는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083억원, 영업이익 403억원, 당기순이익 311억원을 달성했다.

창사 이래 분기 매출 1000억원을 최초로 돌파했다. 서머너즈워의 지속 흥행 덕분이다. 해외 매출은 전체 82%인 883억원이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누적 매출은 2020억원. 역시 최초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반기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8%를 기록했다.

이처럼 분기 최고 실적을 올린 컴투스이나 한쪽에선 고민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서머너즈워의 흥행 바통을 이을 차기작이 보이지 않아서다. 신한금융투자는 게임빌과 함께 컴투스의 3분기 모멘텀 부재를 지적했다. ‘원더택틱스’를 제외하면 기대되는 라인업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게임빌, 하반기 적자 전망…숨고르기 들어가=게임빌은 올 하반기 적자를 전망했다. 연초 경영계획을 수정, 연간 영업이익 5억원을 목표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18억원임을 감안하면 하반기 12억원의 적자를 예상한다는 뜻이다.

2분기 게임빌은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374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를 올렸다. 계열사 컴투스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하반기 신작 출시는 총 7종으로 연말에 몰렸다. 온라인게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출시는 내년 상반기를 예상했다.

이용국 게임빌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금 급격하게 마케팅이 대형화되는 시장으로 발전하는데 비용절감을 위해 (마케팅을) 줄이기보다 전략적인 활동을 펼친다”며 “하반기에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하반기 적자 탈출하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279억원,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전분기대비 각각 34%, 22% 줄었고 적자는 지속됐다. 신작 부재에다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가 이어진 탓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에도 하반기 위메이드의 반등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간판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 ‘열혈전기’의 흥행 때문이다. 열혈전기는 샨다게임즈가 개발했으며 텐센트가 현지 퍼블리싱을 한다. 이 게임은 출시 첫날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6위를 달성했다.

하나대투증권은 3분기에 열혈전기 로열티 수익이 반영돼 위메이드가 적자폭을 줄이고 4분기 신작 효과에 따른 흑자전환을 내다봤다. 위메이드는 하반기 ‘윈드소울’ 일본 진출, ‘에브리타운’ 글로벌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연내 온라인게임 ‘로스트사가’ 중국 상용화 서비스도 목표 중이다.

◆선데이토즈·데브시스터즈, 매출원 확보 시급
=국민게임 ‘애니팡’과 ‘쿠키런’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가 지난 2분기 실적 하락세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예상된 실적부진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매출 기반이 게임 1~2종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는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202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상당한 성과라고 볼 수 있으나 전년동기대비 매출 50.3%, 영업이익 63.0%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오는 9월 상하이 애니팡, 연말 애니팡 맞고 국내 출시를 예상했다.

데브시스터즈는 간판게임 쿠키런의 매출이 감소하자 곧바로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회사는 2분기 매출 55억원, 영업손실 10억원, 당기순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5.8%, 전분기대비 2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쿠키런, 라인 쿠키런의 매출 감소와 개발·서비스 투자 등 고정비 증가가 적자 원인이다. 회사 측은 연내 쿠키런2(가칭) 출시를 예정했다. 11개국 언어 지원을 통한 글로벌 원빌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한빛·엠게임·드래곤플라이, 실적 희비 갈려
=1세대 중견 게임사로 유명한 한빛소프트와 엠게임, 드래곤플라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실적 희비가 갈렸다.

2015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엠게임이 매출 134억원과 영업이익 36억원으로 가장 앞선 가운데 드래곤플라이가 매출 72억원, 영업이익 9억으로 뒤를 이었다. 한빛소프트는 매출 73억원, 영업손실 1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3사 모두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줄어들었다. 주력 매출 기반인 온라인게임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차기작 흥행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엠게임이 유일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드래곤플라이는 전년 상반기 영업이익 26억원에서 올해 9억원으로 줄었고 한빛소프트는 전년 상반기 영업손실이 11억원이었으나 올해 15억원을 기록,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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