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현장] “소 번식·증강현실에 클라우드 적용했더니”…놀라운 효과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소의 걸음수를 측정하는 우보시스템을 통해 발정 징후를 정확하게 파악해 번식을 늘릴 수 있어요. 징후를 포착, 수정시기를 놓치지 않게 돼 임신주기를 단축시킴으로써 번식률을 높이는 원리입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클라우드 엑스포 2015’의 한국후지쯔의 전시부스에서는 다소 독특한(?) 서비스를 목격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기반의 소 발정탐지 및 번식관리시스템인 ‘우보(牛步) 시스템’이 그것이다.

우보시스템은 소 발목에 무선송신이 가능한 만보계를 채우고, 걸음수를 자동 측정, 분석해 발정 징후를 탐지해 목장 주인에게 수신하는 솔루션이다. 소가 발정하면 걸음수(행동량)가 평소보다 1.36배 증가하는 현상에 착안해 일본 후지쯔 본사에서 개발한 시스템이다. 이를 국내 상황에 맞게 도입,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다.

일반적으로 소의 발정 징후는 걸음수 이외에 소의 울음소리나 특이한 행동 등으로도 알 수 있지만 확률이 낮다. 또한 수십마리 이상의 소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매번 관찰을 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반면 걸음수를 통한 방식은 신뢰성이 85% 이상이며, 만보계를 통한 자동측정이 가능해 훨씬 편리하다. 이는 논문에서도 검증된 내용이다.

11일 전시 부스에서 만난 한국후지쯔 김치조 수석 컨설턴트는 “이미 일본에서는 1200여개 목장에 도입했을 정도로 검증된 솔루션”이라며 “보통 목장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원가)의 70%는 사료값인데, 우보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발정시기를 놓치지 않게 돼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분만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의 발정주기는 인간과 비슷한 약 21일이다. 만약 발정시기를 놓치면 다시 1달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소의 임신은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목장주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수집된 소의 걸음수는 후지쯔의 싱가포르 데이터센터(IDC)로 보내져 분석되고 걸음수가 증가해 발정 징후가 포착되면, 목장 주인의 스마트폰이나 PC 등 모바일 기기로 바로 통지된다. 때문에 축사를 비울 경우에도 즉시 수정 지시가 가능하다. 적용된 소의 마릿수에 따라 과금되기 때문에 도입 비용 측면에서도 저렴한 편이다.

김 컨설턴트는 “특히 발정개시 이후 2시간 동안은 암수, 그 이후에는 수소 분만 확률이 높아 이를 이용한 암수 구분 분만도 가능하다”며 “소 번식 이외에도 질병이나 이상징후 등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지난해 경북 칠곡의 한 목장에 이를 시범 적용한 결과 수태율이 40% 이상 높아지는 등 성과가 있었다”며 “올해에는 한우협회 등과 공조를 통해 국내 축산농가의 생산성 및 소득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부스에는 우보시스템 이외에도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현장에서 AR 마커나 등을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로 비추거나 위치정보, 비콘 등의 센서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지자체 수도관리기업인 메타워터의 경우, 클라우드 기반 AR 적용을 통해 고장위치를 사전에 예측하는 등 보수작업을 효율화하고 있다. 메타워터는 이후 이를 서비스화시키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현재 청송지역의 특산품인 청송사과에 이를 적용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 전시부스에는 청송사과박스와 포장에 AR 마커를 부착하고,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실행해 사과박스의 AR 마커를 비추면 생산지나 수확장면 등 상세한 정보 및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시연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외국계 업체들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부분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나 개발자 대상의 플랫폼에 집중돼 있는 반면, 후지쯔의 경우 실제 산업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형태이다 보니 특히 관람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이밖에도 후지쯔 부스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이 가능한 ‘리소스 오케스트레이터(ROR)’과 소프트뱅크, 유니트렌드, 클라우다이크 등 국내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클라우드 솔루션을 확인했다.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국내 실정에 맞는 본사의 다양한 SaaS를 들여와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현재 우보와 AR, 원예시스템 등 3종의 SaaS를 국내에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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