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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5] 국감 이모저모…“봤지 국감은 이렇게 하는 거야”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올해 미래부 국감은 2년만에 과천 정부통합청사에서 진행됐다. 준비하는 직원들은 편했지만 국회의원 의전에 이런저런 비용이 많이 들어가 좋지만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올해 국감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정책국감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이어 미래부 국감도 여야간 호통에 정회, 여야간사간 협의, 다시 언쟁 등은 찾기 어려웠다. 핵심 이슈는 단연 단말기유통법과 창조경제였다. 단통법은 시행 1년을 맞았고, 창조경제는 이제 뭔가 보여줘야 할 시점. 자연스레 성과에 질문이 집중됐다.

미래부 국감의 인상 깊었던 주요 장면을 정리해본다.

◆단통법·창조경제 오랜만의 정책국감

올해 미래부 국감은 단통법으로 시작해 창조경제로 끝났다. 오는 10월이면 시행 1주년을 맞는 단통법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당은 기여도를 인정한 반면, 야당에서는 기본료 폐지, 자급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반대에 섰다. 창조경제에 대한 성과 역시 마찬가지. 과거 국감에서 미래부는 양해각서(MOU)만 체결해 ‘뭐유부’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놨지만 야당 의원들의 평가는 박했다. 여당에서는 큰 비판은 없었지만 정부가 너무 조급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국감은 이렇게 하는거야 베테랑의 위엄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원 해킹 의혹의 증인으로 나온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와 설전을 벌였다. 허 대표는 스파이웨어 프로그램(RCS)의 정확한 기능을 모른 채 중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장의 분위기는 허 대표가 너무나 당당하게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자 오히려 정 의원이 당황해했다. 살짝 흥분해 얼굴이 붉어질 정도였다. 이 때 구원투수가 있었으니 같은 당의 최민희, 우상호 의원이었다. 최 의원이 이메일 증거를 제시하고 우 의원은 위증죄로 고발하겠다며 호통을 쳐 증인의 반란(?)을 깔끔히 진압했다. 관전하던 기자들 입에서는 “국감은 저렇게 하는 거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었다.

◆애플 리차드윤 대표, 영어라 미안해…사실 한국말 잘하는데

나나테크 허 대표 만큼은 아니었지만 또 한 명 화제를 일으킨 증인이 있었으니 바로 애플코리아의 리차드윤 대표다. 리차드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배덕광 의원의 신청으로 증인석에 섰다. 애플의 국감증인 참석은 5년만이다. 배 의원은 애플코리아의 AS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하지만 통역에 다시 영어발언, 재 통역을 거치며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보통 의원 1명당 7분 정도를 주는데 리차드윤 질의에서는 20분이 넘게 소요됐다. 그렇게 힘들게 소통했지만 얻은 것도 별로 없었다. 윤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불편하더라도 AS 정책의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 리차드윤의 한국어 실력은 듣고 대화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본인 스스로 비즈니스 인맥사이트인 링크드인(www.linkedin.com)에도 영어, 한국어 모두 원어민 수준이라고 올려놓았다. 국감이라는 특성상 정확한 문구 전달을 위해 통역사를 썼겠지만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니었을까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구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바치리

이번 국감에서 창조경제 성과 이외에 살짝 여야간 논쟁이 있었던 분야가 있었다. 바로 미래부의 세종청사 이전 문제. 사실 미래부 이전은 여야간 정치적 견해차이에 따른 논쟁이 있는 이슈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대전(유성구)이 지역구인 민병주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소속었고 과천이 지역구인 송호창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을 뿐이다. 수차례 보도자료 등을 통해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해온 민병주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도 공식적으로 법과 절차를 들어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했다. 그러자 송호창 의원 역시 법을 들어 미래부 이전을 반대했다. 송 의원은 "과천에서 미래부 국감을 하는데 세종시 이전을 얘기하는 것은 과천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지역구 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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