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의 역설…“너무 많은 데이터, 오히려 활용 안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기업 마케팅 담당자의 상당수가 쏟아지는 빅데이터에 오히려 부담감을 느낀 나머지 업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유용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빅데이터의 역설’이라고 볼 수 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TNS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 마케터 2716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연구인 ‘마케팅 모니터’ 에 따르면, 국내 마케터 319명 중 실시간 데이터로 업무 관련 피드백을 받는 비율은 27%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즉 1/3만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들은 풍부한 빅데이터를 의사결정에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할 필요는 느끼지만 예전 방식으로 측정한 마케팅 성과와 디지털에서 수집된 성과 데이터를 통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마케터 73%가 다양한 채널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통합∙관리를 까다롭게 느낀다고 답했으며, 동일하게 답한 아태지역 마케터 비율도 70%에 달했다.
또한 디지털 채널에서 발생한 정보를 의사 결정에 즉각 반영하는 정도에도 각국 별로 편차가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높지 않았다. 의사결정을 할 때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을 활용하느냐는 질문에 싱가포르가 55%로 그렇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50%), 태국(46%), 한국(45%)이 뒤를 이었다.
빅데이터 활용이 어려운 나머지 각국 마케터들은 전통적인 측정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마케팅 캠페인의 성공을 나타내는 척도로 데이터 수집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판매실적(52%)과 시장 점유율(50% 이상 복수응답 가능)을 가장 많이 꼽았다.
TNS 코리아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분야 이호성 상무는 “빅데이터 시대의 마케터들은 몇 주, 몇 달 전의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지금의 업무 방식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 데이터를 잘 융합하면 사후의 조치가 아닌, 현재 상황을 개선시키는 의사 결정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셜미디어와 검색 데이터를 트래킹하면 미래의 브랜드 가치까지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에 기업들이 급변하는 소비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영역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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