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만의 분리, 11월부터 전혀 다른 2개의 HP…각자도생 방안은?
-2만5000~3만명 감원 예정…대부분이 HPE 엔터프라이즈서비스(ES)
-HPE 전체 매출 절반은 HW 인프라, 37%는 ES, 7%가 SW
-HP Inc는 3D프린팅, 몰입 컴퓨팅 등 분야 확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는 11월 2016 회계연도를 맞이해 분리작업을 완료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HP가 향후 전략을 내놨다.
앞서 지난해 10월 HP는 집중과 효율을 위해 서버와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 기업용 시스템과 서비스는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 PC와 프린터 사업부는 ‘HP Inc’, 두 개 회사로 분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39년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차고에서 설립한 1세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HP는 76년만에 두 개 회사로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발표에선 또 다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됐다. 대상은 HPE의 엔터프라이즈서비스(ES) 조직이다. ES는 컨설팅 및 IT서비스(SI)를 담당하는 사업부다. HPE는 이 분야에서 최대 3만명의 감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즉 시스템통합(SI) 역할을 주로 했던 ES 부문을 더욱 줄이고 빌려쓰는 IT 형태인 클라우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지난해 회사 분리 발표 직후 5000명의 인력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이후, 또 다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다. 지난 2011년 멕 휘트먼 회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알려진 감원 인력만 5만5000명에 달한다. 이번에는 2만5000명에서 최대 3만여명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HP 전체 인력 가운데 약 10%에 달하는 숫자로, 대부분의 감원 대상은 ES 사업부 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PC 및 프린팅 사업을 담당하는 HP Inc의 경우 3D프린팅과 몰입형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분야로의 확대를 선언했다. 이미 HP 스프라우트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PC를 출시했으며, 내년에는 첫 3D 프린터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진행된 HP 2015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발표됐으며, 멕 휘트먼 회장을 비롯한 핵심임원들이 보다 구체적인 전략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회 등에 대해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한국의 경우도 내달 중순경, 파트너사와 고객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내 전략 발표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HPE, 최대 3만명 감원 통해 27억달러 절감…클라우드 사업 집중=현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멕 휘트먼은 HP엔터프라이즈(HPE)를 총괄한다. HPE는 연간 5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HPE는 27억달러의 비용절감을 위해 특히 컨설팅과 IT서비스를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ES) 사업부에서 약 2만5000~3만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물론 감원 인력이 ES사업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ES사업부에서 20억달러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7억달러는 부동산 처분 등을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휘트먼 HP CEO는 “이번 구조조정이 새롭게 출범하는 HPE를 더욱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HP는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5만5000명을 감원했으며, 이번 감원 규모는 전체 직원의 약 10%로 꽤 큰 편이다.
HPE에서 향후 주력할 분야는 클라우드다. HP는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플랫폼이자 브랜드인 ‘헬리온’을 통해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2015 회계연도(2014년 11월 1일~10월 31일)에 HP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약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HPE의 클라우드 사업은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새롭게 출범할 HPE의 사업 중 절반 가량은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그룹(EG)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G는 안토니오 네리 수석 수사장이 담당하며, 컨버지드(통합) 인프라 등의 성장에 따라 매년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전체 매출의 약 37%는 ES, 소프트웨어(SW)는 7%를 차지할 것으로 HPE 측은 전망했다.
◆HP Inc, 내년 중 첫 3D 프린팅 제품 출시, 몰입형 PC 확대=HP Inc의 수장을 맡게 되는 디온 웨슬러 CEO는 “프린팅과 PC부문에서의 시장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번 분리는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래픽과 A3 시장, 모빌리티, 3D 프린팅, 매니지드프린트서비스(MPS) 등이 성장을 이끌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PC보다는 프린팅 사업에 좀 더 비중을 두는 모습도 보였다. 이미 PC 시장의 경우, 침체기에 들어선 만큼 프린팅 시장에 보다 많은 기회에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엔리케 로레스 부사장이 이끌게 되는 프린팅 비즈니스는 현재 2340억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3D 프린팅 비즈니스 역시 핵심 축이다. 관련 사업을 총괄할 스테판 니그로 부사장은 “멀티젼 퓨전 기술을 활용한 3D 프린팅이 회사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속도와 품질, 가격 등 고객의 과제를 해결할 첫 3D 프린팅 제품을 2016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PC 사업을 관장하는 퍼스널시스템 사업은 론 카울린 사장이 맡는다. 전세계 PC 시장은 현재 3400억달러 규모다. 명확한 고객 타깃과 함께 컨버터블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제품 출시도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커머셜 모빌리티 솔루션과 ‘서비스로서의 PC(PC-as-a-Service)’로 확장 계획이다. 몰입형 컴퓨팅(Immersive computing)과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이를 위해 HP는 ‘스프라우트’와 같은 신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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