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IT기업 견제 때문?… HP, H3C테크놀로지 현지기업에 매각
- 중국 기반 서버·스토리지 사업도 포함, H3C 기업용 IT 솔루션 사업 확장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HP가 중국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 장비 자회사인 H3C테크놀로지를 매각했다. HP는 칭화홀딩스와 H3C테크놀로지의 지분 51%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칭화홀딩스는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Unisplendour Corporation, 쯔광(紫光))를 통해 HP와의 이번 거래를 진행했다. 칭화 유니스플렌더가 매입하는 자산은 H3C를 비롯해 HP가 가진 중국 기반 서버, 스토리지 및 기술 서비스 사업을 포함해 23억달러(약 2조5118억원) 규모다.
이번 매각은 사이버 보안 등을 이유로 중국 정부가 미국 등 해외 IT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칭화홀딩스는 중국 국유회사로, 명문 국립대인 칭화대학교가 지분을 소유한 기업이다. H3C의 새로운 대주주가 되는 칭화 유니스플렌더는 중국 내 선두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및 시스템통합 기업으로, HP와는 1999년부터 파트너 협력을 맺고 있다.
H3C는 2003년 중국 화웨이와 미국 쓰리콤이 합작해 설립한 기업으로, 2006년에 쓰리콤이 모든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2010년 HP가 쓰리콤을 인수하면서 H3C도 HP 자회사가 됐다.
맥 휘트먼 HP 회장(CEO)은 이번 매각에 대해 “중국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대담한 움직임”이라며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칭화대와 협력해 새로운 H3C는 중국에서 더욱 거대한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휘트먼 회장은 “새로운 합작사는 세계 최고 품질의 연구 능력을 통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내놓고 광범위하고 가치있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는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더 나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HP와 H3C를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H3C는 8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 매출액은 31억달러 규모를 갖춘 기업이다. 새로운 H3C는 앞으로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서버, 스토리지, 서비스까지 전 분야의 기업 IT 솔루션 제품군을 갖춰 중국 시장 고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절차는 오는 2015년 말 완료될 예정이다. 거래가 종료되면 H3C는 HP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제품군의 독점 공급업체이자 독점 하드웨어 지원 서비스 제공업체가 된다.
한편, HP는 중국 시장에서 장기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HP 중국지사(HP China)는 중국 기반 비즈니스 서비스, 소프트웨어, HP 힐리온 클라우드, 아루바네트웍스, 프린팅 및 개인 시스템 사업 분야 100% 소유권은 유지한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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