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김기사’ 상대로 전자지도 무단사용 소송 제기
- 13개월 유예기간에도 전자지도DB 무단으로 사용
- 민사뿐 아니라 형사고소까지 고려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SK플래닛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김기사’를 제공하고 있는 록앤올을 상대로 ‘T맵 지식재산권 침해 중단을 요청’하는 민사소송을 지난 10월 30일자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피해보상금액은 5억원이며 사용자에게 관련 내용(전자지도 데이터베이스 무단사용)을 안내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록앤올은 지난 5월 다음카카오(현 카카오)가 지분 100%(626억원)를 인수 추진하고 양사 이사회의 최종 승인 과정을 거쳐 자회사로 편입한 상태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였다. 여기에 기존 카카오 서비스와의 시너지도 고려했으나 이번 소송으로 인해 추진력이 꺾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SK플래닛과 록앤올과의 관계다. SK플래닛은 2011년부터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계의 확대와 벤처지원 차원에서 T맵의 주요서비스를 플랫폼화해 공개했다. 록앤올은 김기사를 개발하면서 일정 비용(최저수준)을 지불하고 ‘T맵 전자지도DB’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11년 1월 1일부터 2014년 8월 31일까지였다.
이후 2014년 2월 양사의 합의에 따라 2014년 8월 말 ‘T맵 DB사용계약’ 종료 후 통상(6개월) 보다 긴 10개월간의 유예기간(2015년 6월말) 및 3개월간의 추가유예기간(2015년 9월말) 등 총 13개월간 ‘전자지도DB 교체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록앤올이 여전히 T맵 DB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소송까지 이르게 됐다.
국내 전자지도DB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손가락에 꼽는다. 지도 자체가 국가기밀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고 내비게이션과 관련한 충분한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플래닛, 맵퍼스, 팅크웨어, 현대엠엔소프트 등 5~6개 업체가 자체 전자지도DB를 갖추고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록앤올의 경우 SK플래닛으로부터 전자지도DB를 공급받고 있었다.
SK플랫은 10월 12일 공문을 통해 “김기사측이 독자적으로 전자지도DB를 구축했다면 김기사 앱의 지도, 도로 및 POI 등에서 T맵 고유의 워터마크들이 전혀 없어야 한다”며 T맵DB 사용중지를 재차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기사측은 “당사가 매입한 한국공간정보통신의 상용지도를 토대로 독자적으로 제작한 것으로서 귀사(SK플래닛)의 전자지도DB와 전혀 무관하며 도로 방면명칭의 경우 국내외 다수의 다른 지도상의 명칭을 참조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귀사의 방면명칭이 잘못 참조된 것”으로 답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엄연히 SK플래닛의 지적재산권이 김기사 서비스에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전자지도DB를 구축했다고 설명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록앤올은 처음부터 관련 인력이나 자원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풀어 말해 내비게이션 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기초적인 전자지도DB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번 소송으로 SK플래닛은 김기사측이 무단사용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지도, 도로네트워크, POI 등 수백만 개의 T맵 전자지도DB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할 것을 요청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3개월의 유예기간과 수차례의 사용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소송에 이르게 되어 유감이며 김기사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즉시 사용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기사측의 해결 의사가 없을 경우 지식재산권 보호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형사고소 포함)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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