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공세에 입지 좁아진 에어워셔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공기청정기의 인기가 겨울까지 이어질 기세다. 보통 공기청정기는 봄철이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미세먼지 이슈가 지속되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반대로 가을, 겨울이 성수기인 에어워셔는 인기가 하락하며 판매량도 줄고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올해 에어워셔 판매량은 20만대 이하로 2012년 30만대 판매 이후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양판업계 관계자는 “환절기 미세먼지 이슈로 인해 공기청정기나 에어워셔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 비중으로 따지면 공기청정기가 70% 정도로 더 높은 편”이라며 “가습보단 공기청정 능력을 중요시 여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영업사원들도 가습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에어워셔 대신 가습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에어워셔는 가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모두 갖춘 특징을 내세우며 2000년대 후반부터 공기청정기 시장을 노려왔다. 자연기화식 가습기와 유사한 에어워셔는 수분기화와 먼지흡착을 위해 디스크를 채용한 점이 특징이다.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수분을 기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외부에서 들어온 먼지나 세균 등을 흡착시킨다.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과거 많은 에어워셔 업체들은 ‘공기청정’ 기능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한국공기청정협회와 소비자단체가 에어워셔의 공기청정 성능을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공기청정 능력이 부족한데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아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이후 에어워셔 시장은 급격하게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공기청정업계의 눈총과 소비자들의 불신 등으로 인해 에어워셔 업계는 헤파(HEPA) 필터 등 제품다각화에 나섰으나 시장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각종 필터가 들어가면서 가격은 높아졌으나 그만큼의 효율을 얻지 못한다는 시장의 판단 때문이다. 결국 LG전자는 에어워셔 시장에서 발을 뺐으며 위닉스도 에어워셔 대신 공기청정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에어케어 솔루션 브랜드 ‘퓨리케어’를 선보이며 ‘에어워셔’란 명칭 대신 ‘프리미엄 가습기’를 쓰기로 했다. 이는 에어워셔가 갖고 있는 공기청정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LG전자는 앞으로 에어케어 솔루션을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로 구분해 사용할 계획이다.
위닉스도 공기청정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에 이어 지난 8월에도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 제품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상보증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현재 에어워셔를 출시하고 있는 곳은 대유위니아와 벤타 등으로 가습과 공기청정 복합기능을 계속 강조할 예정이다. 벤타 관계자는 “에어워셔가 공기청정기보다 공기청정 기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같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며 “가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하나로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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