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용액 공정 OLED 생산 이슈와 전망
용액공정은 용액 형태의 R, G, B 발광 재료를 각각의 노즐을 통해 원하는 곳에만 미세하게 분사할 수 있다. 진공 챔버에서 유기 재료를 기화시키는 증착 방식 대비 재료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프린팅 장비는 진공 증착 대비 설비 투자비용도 낮다. 화이트 OLED 비교하면 컬러필터 역시 필요치 않으므로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저분자 용액 재료는 기존 고분자 재료와 비교하면 발광 효율과 수명, 균일도가 떨어진다. 장비보다 재료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는 의미다.
글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 겸 대표이사 ubiyi@ubiresearch.co.kr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군에서는 백적록청(WRGB) 방식의 패널이, 액정표시장치(LCD)를 대체하기 위한 보급형 제품으로서는 용액 공정 OLED 패널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LCD 패널 사업은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의해 이미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으며, 패널 총 생산량이 역전되는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하향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BOE의 10.5세대 LCD 라인 가동이 예상되는 2018년에는 언제 LCD 패널 사업을 버려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의해 도태됐듯이 한국 역시 중국에 의해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과 달리 최종 병기 OLED가 있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OLED는 스마트폰용 소형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증착 방식의 RGB 구조와 대형 TV에 적용되는 증착 방식 WRGB 구조 2가지가 있다. TV용 대형 OLED 패널을 개발 중인 기업들의 기술을 살펴보면 용액 공정을 사용하는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가장 많다. OLED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RGB와 WRGB OLED, 용액 공정 OLED를 모두 개발 중에 있으며, TV용 대형 WRGB OLED 패널을 유일하게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도 일찌감치 8세대 잉크젯 장비 2대를 도입해 용액 공정 OLED 패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용액 공정 OLED 패널 개발 기업들 중에는 애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CSOT의 경우 2016년 잉크젯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모든 디스플레이 기업과 탑 브랜드 전자 업체들이 용액 공정 OLED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LCD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만이 생산하고 있는 WRGB OLED는 R/G/B 혹은 YG/B 색상을 낼 수 있는 발광 재료를 연속으로 적층해 백색광을 만드는 기술이다. 최첨단 광학 설계 기술이 없으면 순백의 고휘도 패널 제조가 불가능하다. 20층 정도의 박막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하학적인 광 굴절과 반사 등의 특성을 계산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광학 렌즈 설계 보다도 고차원의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유기 박막을 20층 정도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광학 설계대로 두께를 제어 할 수 있는 진공 증착 기술이 요구된다. 이 역시 현재로썬 한국 기업들만이 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
가장 큰 단점은 박막 층수가 많기 때문에 증착 장비의 진공 챔버수 역시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비가 많이 든다. 수율 확보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OLED 패널에서 만들어진 백색광을 컬러필터를 사용해 RGB 삼원색으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OLED 패널 제조 공정이 LCD에 비해 많은 단점이 있다. 당연히 LCD 보다 화질이 좋은 패널이 만들어지지만 생산 원가가 많이 발생하는 점은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급 TV 시장을 주력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주력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LCD 패널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서는 저가형 OLED 패널 생산이 절실하다. 이에 대한 답은 용액 공정 OLED 패널에서 찾을 수 있다.
용액공정 OLED 패널은 기본적으로 증착 방식 RGB OLED와 같은 구조를 사용하고 있어 유기 박막 층수가 WRGB OLED에 비해 3분의 2 정도로 적다. 휘도와 효율을 증대시키기 위한 광 추출 기술도 각 색의 빛이 나오는 상부에 개별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광학 설계도 훨씬 용이한 이점이 있다. 물론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비 역시 WRGB OLED에 비해 대폭 줄어든다. 저가형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용액 공정 OLED 패널은 아직 개발 단계에 불과하다. 일본 파나소닉이 소비자가전쇼(CES)와 IFA에서 용액 공정으로 제조한 OLED 패널을 전시했지만 LCD나 WRGB OLED에 비해 휘도가 낮아 상용화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용액 공정 OLED 패널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성능 발광재료 개발이 시급하다. 듀폰(DuPont)을 비롯해 머크, 스미토모 화학, 이데미츠코산 등 세계적인 발광재료 업체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 증착 방식의 발광재료에 비해서는 여전히 70~8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LG화학도 용액 공정용 발광재료 팀을 신설하고 미래 시장에 대비한 재료 개발에 돌입했지만 선발 기업들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실 삼성SDI와 LG화학은 오래 전에 용액 공정용 재료를 개발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OLED 패널이 모두 증착 방식을 사용하는 바람에 중단됐었다. 따라서 한국의 수준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또 다른 이슈는 장비다. 용액화 돼 있는 발광재료를 도포하는 잉크젯 장비 개발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 왔지만 후공정인 건조 공정과 전체 장비 시스템은 완벽히 갖추어져 있지 않다. 잉크젯 장비로 발광재료를 정밀히 도포해도 용액을 휘발시키기 위한 건조 공정에서 얼룩이 발생하면 원하는 색상을 얻을 수 없다. 현재 용액 공정용 장비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는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한 개사에 불과하여 단순하게 계산해도 증착 장비 업체에 비해 산업 구조가 열악한 상황이다.
용액 공정 OLED 패널 생산을 성공해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LCD 패널을 OLED 패널로 완전히 교체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에코 시스템 구축이다. 디스플레이 업체 만으로서는 사업화에 한계가 있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다양한 재료 업체들, 장비 업체들이 용액 공정 OLED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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