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밑그림 그린 삼성전자…바이오 프로세서가 선봉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이오 프로세서(모델명 S3FBP5A)’는 2014년 말에 개발이 완료된 제품이다. 양산이 시작됐다는 것은 탑재될 세트가 결정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상반기 피트니스/헬스케어 기기에 바이오 프로세서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프로세서의 가장 큰 의미는 사물인터넷(IoT)에 필요한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를 삼성전자가 직접 설계하고 생산했다는데 있다. 더불어 아날로그와 디지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디지털신호처리프로세서(DSP)를 시스템온칩(SoC)으로 구성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 IoT는 운영체제(OS) 타이젠, 개발보드 아틱, 데이터 분석과 수집 스마트싱스와 SAMI(Samsung Architecture for Multimodal Interactions), 연결 아이오티비티(Iotivity)로 이루어져 있다. 후방산업부터 플랫폼, 전방산업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구축됐다. 바이오 프로세서는 삼성전자 IoT 밑그림의 선봉장 역할이다.
IoT는 다양한 요소의 결합과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 업계와 업계, 업체와 업체 사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서로의 꿍꿍이도 제각각이다. 예컨대 네트워크만 하더라도 지그비, 블루투스, 무선랜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pen Interconnect Consortium, OIC)처럼 다양한 단체를 통해 기초적인 표준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야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지만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반도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엑시노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CMOS 이미지센서(CIS)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이런 점에서 바이오 프로세서는 새로운 시작이자 또 다른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관리칩(PMIC), MCU, DSP에서 각기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프리스케일(NXP 인수) 등과 맞부딪쳐야 한다.
장점은 분명하다. 45나노 공정으로 만든 바이오 프로세서는 보안을 포함해 체지방/골격근량(BIA), 심박수(PPG), 심전도(ECG), 피부온도, 스트레스 반응(GSR) 센서로부터 받은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변환하는 높은 민감도의 아날로그프론트엔드(AFE)를 내장하고 있다. SoC 형태라 크기가 작고 전력소비량이 낮다. 그동안 스마트 기기에서 SoC가 가지는 위력을 감안했을 때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경쟁사에서 같은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데 있다. 이에 대비해 시스템LSI 사업부는 2014년부터 무선사업부를 포함해 국내외 잠재 고객사에 적극 알리는 영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프로세서를 활용한 팔찌 타입과 패치 타입의 웨어러블 레퍼런스 플랫폼을 고객사에 제공해 더욱 용이하게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프로세서는 스마트워치, 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에 단독으로 탑재될 수 있지만 AP와 연계해 센서허브처럼 활용할 수 있으므로 헬스케어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에도 탑재가 가능하다. 피트니스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세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핏빗부터 잡아야 한다. 핏빗은 ST마이크로 MCU를 주로 쓴다. 다른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워치는 초기에는 삼성전자로 커버하고 이후에는 중국과 같은 신흥 시장에서 고객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피트니스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해 13억53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수준에서 2019년 25억1000만달러(약 2조9000억원)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성장률은 30%에 달한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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