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6년, 가상현실(VR) 게임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9일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12월2호)’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업계 우려를 소개했다. 시장의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먼저 VR 단말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이 기대보다 낮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JuniperResearch)는 2020년까지 3000만대의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기기)의 출하를 예상했지만 현실적으로 VR 단말 제조사들이 그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현재 VR 단말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을 고려해 2016년 출하될 HMD는 약 100~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엔 삼성전자의 ‘기어 VR’이 내년 출하될 VR 단말의 대부분 판매량을 차지할 것으로 언급됐다. 가격이 99달러로 HMD 중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VR 단말 제조사로 주목받고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생산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다 ‘오큘러스 VR’ HMD 가격이 400~500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가격으론 내년에 100만대 판매고를 돌파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HTC의 바이브(Vive)도 비슷한 이유로 판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거론되는 유력 VR 단말 제조사로는 소니가 있다. 소니는 수백만 대의 VR 헤드셋을 제조할 수 있으나 역시 단말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플레이스테이션VR의 경우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가 필요한데다 가격 역시 PS4(미국 판매가 350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라 역시 판매량을 늘리는데 한계를 겪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는 “VR헤드셋의 판매 예상치를 높이기보다는 제조사들의 역량을 현실적으로 직시하는 것이 VR산업은 물론 관련 게임시장을 진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VR업계 의견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