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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최고’ 시대 끝…중저가폰, 따지는 만큼 잘 산다

윤상호
- 같은 사양, 국내 제조사 제품 더 비싸…최신 중저가폰 대신 구형 고가폰도 더 좋을 때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소비자도 제조사도 통신사도 중저가 스마트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가폰 중심이던 국내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중저가폰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타깃에 따른 세분화 조짐도 보인다. 단지 눈에 보이는 가격에 의해 움직이던 국내 휴대폰 시장이 가치와 효용을 따지는 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SK텔레콤은 알카텔원터치의 ‘쏠’ 예약판매를 실시한다. 시판은 오는 22일부터다. 출고가는 33만9300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5’와 ‘갤럭시A7’의 판매를 진행 중이다. 출고가는 각각 52만8000원과 59만9500원이다. LG전자도 통신 3사를 통해 ‘K10’을 판매한다. 출고가는 27만5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Y6’를 운영 중이다. 출고가는 15만4000원이다. 작년 말 출시한 Y6를 포함 두 달 새 5종의 중저가폰 신제품이 나왔다.

가격대를 보면 Y6와 K10은 ‘저가’ 쏠과 갤럭시A5 및 갤럭시A7은 ‘중가’ 제품이다. 그동안 소비자는 가격 위주로 최신형 제품인지와 성능 비교를 해왔다. 하지만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제조사와 통신사 전략이 변했다.

Y6와 K10은 인터넷과 모바일메신저 등을 많이 쓰는 이에게 적합하다. 복잡한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기능을 주로 쓰는 사람은 쏠과 갤럭시A5 및 갤럭시A7을 고르는 편이 낫다. Y6 K10에 비해 쏠 갤럭시A5 갤럭시A7이 화면 크기와 해상도가 너 낫다. 램(RAM) 용량도 많다. 하드웨어 사양만 보면 제품의 성능은 출고가와 비례하진 않는다. 쏠과 갤럭시A7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갤럭시A5 ▲K10 ▲Y6가 뒤를 잇는다. 사후서비스(AS)를 감안하면 국내 제조사 성능을 우선하면 중국 제조사 제품을 고르는 편이 유리한 셈이다.

갤럭시A5와 갤럭시A7은 삼성전자의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대신 쏠은 ▲JBL이어폰 ▲보조배터리(용량 1만400mAh) ▲32GB 외장SD카드 등을 증정한다.

그러나 이는 최근 두 달 동안 나온 제품만 비교했을 때 결과다. 쏠과 갤럭시A7 등은 2014년 삼성전자가 전략 고가폰으로 출시한 ‘갤럭시S5’급 성능이다. 현재 갤럭시S5의 출고가는 60만원대 후반.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원금 등락에 따라 실제 구매가는 이들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 같은 해 나온 LG전자 ‘G3’ 역시 호평을 받았던 제품이다. 통신사별 차이는 있지만 40~50만원대 출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갤럭시S5와 마찬가지로 지원금 상한제 제외 스마트폰이다.

한편 이에 따라 소비자는 자신의 예산과 필요에 따라 보다 꼼꼼히 구매를 해야 한다. 또 비슷한 시기에 나온 제품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 나온 고가폰이 출고가를 인하했다면 선택지에 넣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재의 중저가폰은 예전 고가폰의 디자인만 변형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신제품이라고 무조건 최고는 아니다. 고가폰 위주 시장에선 당연했지만 중저가폰 확산에 따라 공식이 깨졌다. PC를 구입할 때를 연상하면 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중저가폰은 최신형이라고 묻지마 구매를 하면 후회할 수 확률이 높다”라며 “고가폰은 해가 바뀌면 성능이 올라가는 것이 법칙이지만 중저가폰은 그렇지 않다. 유행이 아닌 가치를 따져야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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