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만 지진을 바라보는 시각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지난 6일 대만 남부 가오슝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 이노룩스나 TSMC와 같은 주요 대만 업체가 별 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장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진의 규모가 어떻든 간에 조금이라도 진동이 느껴지면 자동으로 라인이 멈추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특성상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인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경우 미세공정 수준이 높은수록 웨이퍼를 집어넣은 후 2~3달 후에나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1분기가 아닌 2분기 출하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만 하더라도 지진으로 공장과 장비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으나 생산중이던 웨이퍼는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출하량에 끼치는 영향은 1% 이하라지만 2분기는 현재 상태로는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여파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D램 가격이 안정되고 쌓이는 재고가 골치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지진은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라는 가장 큰 요소가 걸림돌이다. 예컨대 1999년 발생했던 대만 지진은 D램과 LCD 패널 가격의 가파른 급등을 불러일으켰다. 지진이 발생한 시점, 피해규모가 올해 발생한 지진과 차이가 있으나 PC와 TV를 비롯한 전방산업이 호황이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했다.
따라서 이번 대만 지진은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가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얼마나 해소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도 있다. 이는 D램과 LCD 패널의 가격 하락의 근본적인 요인은 전방산업과 중국에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불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국가적 역량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 대만 지진으로 인해 어떤 행동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대만의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인재 영입에 적극적인데다가 TSMC는 30억달러를 들여 난징에 300mm 웨이퍼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상태다. UMC와 윈본드, 이노테라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번 대만 지진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 올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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