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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데이터 활성화, “규제 신경쓰지 말고 내부 프로세스 정립해라”

이상일

토니 올슨(Tony Ohlsson) 테라데이타 역량센터(CoE)총괄 디렉터
토니 올슨(Tony Ohlsson) 테라데이타 역량센터(CoE)총괄 디렉터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권의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하기 위해선 각종 법규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규제에 신경 쓰기보다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먼저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최근 방한한 토니 올슨(Tony Ohlsson) 테라데이타 역량센터(CoE)총괄 디렉터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데)규제가 얼마나 강하느냐보다 회사가 고객정보 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운용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느냐가 먼저다”고 지적했다.

고객정보 등 데이터 활용에 있어 강도 높은 규제정책을 펴는 곳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토니 올슨 디렉터는 “유럽연합(EU)도 강력한 개인정보 규제가 있는 곳이지만 금융권의 데이터 활용에 큰 문제가 없다”며 “금융사 내부의 데이터 관련 프로세스가 마련되면 해결되는 문제다. 프로세스가 없으면 규제를 위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정보 등 규제가 강력한 이집트, 터키,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에서도 규제와 상황에 맞게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오고 있는 만큼 규제를 넘어서지 못할 벽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빅데이터 관련한 프로젝트가 금융권과 기업을 중심으로 이제 시작되는 단계인 만큼 이러한 프로세스 정립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한국의 데이터 과학자나 분석가들은 개별화가 잘 되어있고 비즈니스 측면의 능력이 출중하다. 빅데이터 분석은 창의성이 중요하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창의성도 있고 독특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데이터 분석 환경만 잘 갖춰지면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가진 독특한 여건이 빅데이터 발전의 토양이 될수도 있다고 토니 올슨 디렉터는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빅데이터 분석의 상당수가 신용, 부도스왑평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 거시경제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 혁신적인 것을 원하기 보다는 운영 효율성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기술과 혁신은 빠르게 받아들이지만 빅데이터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프로세스, 문화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데이터 과학자나 분석가가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충격을 줄 수 있고 이를 위해 프로세스와 조직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C레벨이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권 등 주요 기업들의 내부 문화가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환경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니 올슨 디렉터는 “한국의 금융권 문화에는 기존의 전통이 많이 남아있다. 데이터 과학자나 분석가들이 후선업무에 많이 있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과학자와 분석가들이 전면에 나서게 하기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데이터 과학자나 분석가들을 식별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이들이 부서별로 산개돼있어 서로 지식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을 한 팀으로 묶어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데이터분석가 수준은 높다. 데이터 분석은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 데이터 분석가들을 만나보면 이미 이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한국의 분석가들은 수학적인 지식과 창의성에도 개방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실제 토니 올슨 디렉터의 이러한 평가는 국내 금융사 관계자들과의 면담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그는 “한국의 금융사는 도입 사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른 나라에서 실질적으로 빅데이터가 어떻게 도입되고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토니 올슨 디렉터는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는 제3자 파트너가 들어와 프로세스를 알려주고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테라데이타의 레이스와 같은 플랫폼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테라데이타 레이스(Teradata RACE: Rapid Analytic Consulting Engagement)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다. RACE는 테라데이타가 전 세계에서 실행한 수백 건 빅데이터 프로젝트에서 축적된 경험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RACE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6~8주에 완료되고 한번 프로세스가 실행, 완료되면 이후에는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RACE 프로젝트를 실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사의 비즈니스 전략, 실행 역량(데이터 준비현황, 분석 역량 등)을 고려해 어떤 주제를 분석할 지를 정의한 6개월~2년간의 로드맵을 설계해 제시하게 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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