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 vs 카카오, 특허소송…관건은 ‘선행기술 증명’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 NHN엔터)와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특허소송을 벌이게 됐다. NHN엔터가 등록한 친구 API 관련 특허를 카카오가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NHN엔터가 국내와 일본, 미국에 특허 등록한 친구 API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 중 특정 게임을 설치한 친구 리스트를 전송하거나 SNS 기반의 게임 그룹 내 게임 랭킹을 제공하는 사업모델(BM)이다. 친구 API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SNS 상에서 이러한 BM을 구현해 서비스 중이라면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게 NHN엔터 주장이다.
이럴 경우 SNS 상에서 게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면 사실상 친구 API 특허를 피해가기가 어렵게 된다. 소셜 요소의 핵심이 친구 API BM과 겹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사 특허소송의 관건은 친구 API와 관련한 선행기술이 있느냐 여부에 갈리게 됐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NHN엔터가 주장한 특허의 경우 선행기술이 있어서 특허무효 가능성이 있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특허무효심판청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이 파악한 친구 API 선행기술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양사 간 다툼은 한쪽이 특허무효를 주장하는 통상적인 특허소송의 수순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보통 6~7개월이 걸리는 특허무효심판청구가 기각된다면 카카오는 NHN엔터와 1년 이상의 법적 다툼을 벌어야 한다.
NHN엔터가 등록한 친구 순위 등 전적을 제공하는 특허는 게임 서비스에서 핵심 요소다. 온라인게임 업계에선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등이 일찍이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이와 관련한 다툼은 불거지지 않았다.
그러다 온라인게임에서 소셜, 모바일게임 등 게임 플랫폼 시대로 넘어오면서 관련 특허도 변화를 맞는다.
NHN엔터 외에 친구목록 제공 관련 특허 등록을 시도한 업체로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있다. 이 회사는 ‘소셜 게임에서의 친구목록 제공 방법 및 그 단말기’로 특허 출원했으나 등록을 거절당했다. NHN엔터의 경우 네 차례나 특허 등록을 거절당했지만 다섯 번의 시도 끝에 권리를 인정받은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NHN엔터는 지난 2014년 8월 ‘친구 등록을 통한 게임 제공 방법, 시스템 및 컴퓨터 판독 가능한 기록 매체’(등록번호 1014373550000)로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그해 12월엔 NHN엔터가 출원한 ‘게임 그룹별 랭킹 제공 방법’ 특허도 재시도 끝에 등록됐다. 친구 API 특허에 대한 회사 측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서 ‘친구’, ‘등록’, ‘게임’, ‘제공’ 키워드를 동시에 넣어 검색하면 특허·실용신안 부문만 2738건의 결과가 나온다. 카카오가 말하는 친구 API 선행기술이 이 검색결과 안에 있을 확률이 높다. 카카오 측은 특허무효심판청구 제기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소송 대응과 병행해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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