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1987년에 설립된 중국의 화웨이테크놀로지스는 전 세계 약 300개 통신 사업자에게 네트워크·통신 장비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이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 1위다. 화웨이의 총 직원은 약 17만명이다. 전 세계 21개국에 8만명이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면서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화웨이가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4세대 이동통신 표준 기술, 운영체제, 사용자인터페이스 등 특허 11건을 침해했다며 미국과 중국 법원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후발주자로서 중국 자체의 통신장비 수요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뚝심 있는 회사다.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 정신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회사가 드디어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만큼 커졌다.
특허소송은 여러 가지 경영 전략적 차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특허소송 전략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해보자. 가장 무서운 소송은 자신들의 특허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특허 라이선스도 주지 않고 침해에 따른 고액의 손해배상비용을 청구하는 것으로 최종 목표는 경쟁회사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경우다.
또 하나는 후발 경쟁사가 자신들을 추월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쓰는 전략이다. 대규모 특허소송을 통해 경쟁사의 자원을 소송에 대응하게 유도, 신제품 개발을 지연시키거나 마케팅을 못하게 만든다.
또는 소송대상이 자신보다 거대할 경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핵심특허로 소송전을 벌여 상대회사가 보유한 특허와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는 경우도 있다. 이번 소송이 이경우에 해당된다고 볼수 있다.
화웨이는 애플, 퀄컴, 에릭슨 등의 기업들과 특허 사용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삼성, 애플 다음의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했다. 이번 삼성전자에 대한 소송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통신장비 특허로 휴대폰 시장의 특허장벽을 완화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기업으로서의 로컬 브랜드력을 세계 수준의 기업과의 소송전을 통해 높이는 전략도 곁들어져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과거 후발주자로서 수많은 외부 경쟁기업으로부터 특허공세에 수없이 시달리면서 자체적으로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있으며 특허 전문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이 큰 만큼 특허 라이선스 비용으로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앞으로 제품과 서비스가 융·복합되면서 더 많은 기술이 소요되기 때문에 관련된 특허소송도 더 많이 발생할 게 뻔하다.
또한 파산하는 회사 등에서 특허만을 매입하거나 핵심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회사의 특허를 매입해 특허소송 전문 업체를 설립한 특허괴물들이 제조업체를 공격하는 경우도 많다. 특허괴물들은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상대편 업체에서는 역공할 방법이 없다. 단지 소송을 통해 특허를 무력화시키거나,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소송을 무마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다.
미래의 기업들은 단순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만을 가지고는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품 개발 초기부터 원천·핵심기술 확보와 특허공세에 대응할 방안을 수립한 뒤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체가 많고 산업의 후발주자로서 특허공세에 많이 시달리고 있으므로 화웨이처럼 특허소송을 전략차원에서 접근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특허도 확보해야 하고 변리사 등 특허전담 인력도 보유 또는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특허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경영진들에게 특허에 대한 중요성과 핵심특허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모든 기술을 가지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자신에 맞은 특허전략을 염두에 둔 경영을 해 나가야 한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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