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중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입니다. 물론 초반에는 전 직원이 다 가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세계 무대에 제품을 알리기 위해선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진 않겠지요”
김성진 인피니플럭스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대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인 알티베이스의 초기 멤버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대표이사 등을 맡은 인물이다.
2013년 알티베이스를 떠난 그는 1년이 지난 2014년 시계열 DBMS 업체인 ‘인피니플럭스’를 설립했다. 인피니플럭스는 사물인터넷(IoT) 장비나 센서,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IT인프라로부터 끊임없이 발생하는 로그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 분석하는 DBMS를 만들고 있다. 알티베이스가 인메모리 DBMS 제품이었던 것과 달리 인피니플럭스는 하드디스크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의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빅데이터 및 IoT에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SQL을 지원하기 때문에 스플렁크와 같은 솔루션에 비해 사용이 용이하며, 궁극적으로는 빅데이터 시대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하둡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전세계 IT시장인 미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국적’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우선 홈페이지부터 영문으로 만들며 ‘한국’이라는 국가색을 없애고, 이것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인피니플럭스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트래픽을 살펴보면 해외에서 접속하는 비중이 60% 정도로, 이중 북미지역 방문자 수가 20~30% 정도 된다.
그는 “전세계 DBMS 시장에서 기껏해야 1%에 불과한 한국, 여기에서 몇십프로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우선 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국내에 고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시큐아이와 농협, 우정사업본부 등이 이미 인피니플러스 DBMS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현재 인피니플럭스가 경쟁상대로 보는 기업은 스플렁크다. 실제 인피니플럭스가 처음 제품을 만들 때, 벤치마킹 대상이 됐던 업체가 바로 스플렁크다.
김 대표는 “스플렁크는 상대적으로 사용자 인퍼페이스(UI)와 생태계 역량이 좋은 회사”라며 “그러나 혁신적인 기능 능 기술력 측면에서 본다면 인피니플럭스에 대적할 곳은 없다”고 자신했다. 특히 올 하반기 멀티 노드를 지원하는 제품까지 출시되면, 제품 측면에선 기술적인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사상이다.
그는 “실제 초당 최대 처리 성능(TPS)을 비교해 봤을 때, 1억건 데이터 입력 및 검색소요시간 기준으로 인피니플럭스는 25만3807나 되지만 스플렁크는 그 절반인 12만7714, 몽고DB나 엘라스틱서치 등은 각각 5만4585, 2만305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고속의 데이터 입력과 표준 SQL을 사용해 손쉬운 개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스플렁크의 경우, SPL이라는 자체 구문을 통해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DB엔지니어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난해 시스코가 인수한 파스트림이라는 업체가 시계열 DBMS라는 점에서 인피니플럭스와 흡사한 제품이지만, 기술적 측면에선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데이터 입력 속도 역시 1억건을 기준으로 자체 평가한 결과 인피니플러스는 393초가 걸린 반면, 스플렁크는 698초, 몽고DB는 1624초, 엘라스틱서치는 4334초, 마이SQL은 1만3848초나 걸렸다.
김 대표는 “10~20만건이 아니라 10억건씩 데이터가 쏟아질 경우 그 속도 차이는 엄청나다”며 “궁극적으로는 하둡의 대체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보안로그저장이나 네트워크 패킷 분석 시스템 등 보안관제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만, 제조공정수율관리(MES)라든지 금융권의 사기방지시스템(FDS), 발전기 센서 감지, 의료데이터관리(CDW) 등 다양한 분야의 레퍼런스를 쌓을 계획이다.
그는 “‘한국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어떤 경우에는 세계 시장 진출 시 아주 큰 아킬레스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며 “올해는 꼭 미국 현지에서 인피니플럭스를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