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생태계=협업’…NI위크가 남긴 메시지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 연례 컨퍼런스 행사인 ‘NI위크 2016’이 1일(현지시각)부터 4일까지 미국 오스틴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NI 창립 40주년, 객체지향형 프로그래밍 언어인 랩뷰(LabVIEW)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NI의 향후 미래 전략 방안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무엇보다 NI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생태계’ 확장이라는 본연의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과 비전을 공유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첫날 진행된 아카데믹 포럼에서는 회로와 전기, 특정, 컨트롤 및 메카트로닉스, 통신,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사용할 수 있는 NI의 제품 라인업과 교육현장에서의 응용사례가 소개됐다. 아카데믹 포럼의 가장 큰 줄기는 ‘통합’으로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등의 분야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플랫폼에 인수합병(M&A)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회로 설계 소프트웨어 ‘멀티심(Multisim)’과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위한 ‘디아뎀(DIAdem)’이 대표적이다. 랩뷰와 함께 이제까지 서로 다른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인 셈이다.
핵심이 되는 랩뷰는 올해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 코드 병렬 부분 간의 복잡한 통신을 간소화하는 새로운 채널 와이어가 포함됐으며 사용자 늘어나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은 물론 타사 디바이스와 호환성 강화, 새로 추가된 몇 가지 개선점을 바탕으로 코드 개발 및 배포를 간소화해 지속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현안을 사례로 해결=NI가 판매하는 제품과 솔루션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나’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는 역할’에 더 가깝다. NI위크에서 다양한 산업의 사례가 소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에 발맞춰 아우디는 차세대 벡터 신호 트랜시버(Vector Signal Transceiver, VST)를 활용해 자율주행차의 레이더 테스트 방법론을 소개했다.
아우디가 NI 제품을 가지고 테스트하는 레이더는 77GHz 장거리 레이더다. 이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이유는 고속 주행 시 200미터 범위에서 장애물을 가장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가 물리적으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아우디의 경우 NI의 HIL(Hardware-In-the-Loop) 시스템으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1000만Km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거쳤다. 이는 지구를 25바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거리를 불과 며칠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했다.
샌디스크는 차세대 메모리 후보 가운데 하나인 저항변화메모리(Re램) 개발에 랩뷰를 활용했다. Re램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 테스트가 기존 박스형 계측기로는 6개월이 걸렸으나 NI 랩뷰와 PXI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시간을 2주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Re램도 낸드플래시와 마찬가지로 전하가 이동하고 저장되는 재료 개발이 필수적으로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적당한 성능과 가격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초가 되는 데이터를 뽑아내야 한다.
◆소프트웨어로 혁신 가속화=각 부문별로 선보인 혁신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엔지니어링 임팩트 어워드를 수상한 ‘공항 활주로 레이더’는 5세대(5G)에서도 활용되는 밀리미터 웨이브(mm Wave)를 적용, 1cm 이하 크기의 이물질을 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 전자내비게이션리서치연구소(ENRI)의 슈니치 후타츠모리 박사 주도로 만들어진 이 레이더는 NI의 플렉스 리오가 적용되어 있으며 축구장에 있는 1센트짜리 동전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성능이 높다.
암이나 외상 등으로 인해 식도와 기도의 기능이 손상된 환자를 위한 장기 재생 ‘바이오스테이지’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줄기세포에 합성재료를 더해 회전형 생물 반응 장치에 넣고 배양시킬 수 있다. 장기 주입물의 회전과 위치를 제어하고 세포 배양을 위한 온도, 습도와 같은 조건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체장기를 만들 때 필요한 갖가지 환경변수를 자동화를 통해 해결했다고 보면 된다.
한편 NI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오픈 플랫폼과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고 협업을 통해 산업발전을 촉진시키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한다. NI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트러차드 박사는 “지난 45년마다 변화가 있었고 2010년부터는 소프트웨어 혁신이 시작됐다”며 “예컨대 연료전지차,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차를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필요할 때 쓰는 공유경제처럼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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