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헬로비전 M&A 무산…“공정위 심사기준·미래부 수수방관 문제”
- 안정상 더민주 수석전문위원 “국회 상임위 차원서 해명·책임 물어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에 대한 국회발 후폭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8일 정책현안보고서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 결정에 대한 기준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엄중히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합병 심사는 공정위 심사 이외에도 미래부, 방통위의 심사가 남아있었지만 공정위가 결합자체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이에 SK텔레콤이 이후 CJ헬로비전에 계약 취소 통보 및 미래부에 인허가 신청취하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인수합병도 실질적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공정위의 심사고정과 심사결과, 그리고 미래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M&A 이후 점유율이 90%가 넘는 기존 SO간 기업결합과 달리 불허라는 극단적 시정조치를 부과할 합리적 근거가 부족했다"며 "방송구역별로 KT나 LG유플러스 등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고, 가격인상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과거 M&A 사례와는 형평성 측면에서 배치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전문위원은 "정부가 허락하지 않으면 어떠한 경영 활동도 할 수 없는 관치경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M&A 결정이 경제적 관점과 소비자 편익에 입각한 합리적인 결정이 아닌, 고도로 정치적으로 계산된 결정이었다는 것을 반증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공정위가 불허를 결정한 논리적 근거로 권역별 규제 적용을 한 것은 구시대적 규제프레임이라는 지적이다.
안 전문위원은 "공정위가 미래부방통위의 역할은 무시하고 일방적인 권역별 규제를 내세워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은 의도된 심사기준을 적용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인수합병 불허는 공정위의 독자적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안 전문위원은 "사업자 의견제출 기간 연장은 일언지하에 거부하고 신중을 기하던 공정위가 속전속결로 내리려는 태도나 전원일치로 불허한 것도 그동안의 심사관례와는 대조적"이라며 "거부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이미 나와 있는 결론을 형식적 절차를 통해 결정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낳게 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문위원은 미래부의 모호한 태도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지난해 12월 1일 SK텔레콤이 인허가 신청을 하고 취하될 때까지 이번 인수합병 과정에서 미래부가 주도적으로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안 전문위원은 "미래부는 유료방송시장이 처한 현실 진단에 대한 의견이나 일반 유료방송과 통신사업자가 운영하는 유료방송간의 기업결합의 필요성 내지 불필요성에 대한 합리적 의견 개진 등을 공정위에 내야 했지만 전혀 없었다"며 "정책 주무기관이 방관하고 마치 공정위에 종속된 기관같은 태도를 보이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내려진 결과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향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 더 합리적이고 더 설득력 있는 심사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공정위의 기준과 결과, 그리고 미래부의 소극적 태도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차원에서 해명과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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