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심기창 이지서티 대표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 충족, 시장공략 자신”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솔직히 말하자면, 15년 전 이지서티를 창업하기 일주일 전만 해도 제가 사업을 시작할지 몰랐습니다.”

언론사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다며 멋쩍은 웃음으로 마주한 심기창 이지서티 대표(사진)가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지 1시간이 지났을 때 털어놓은 말이다.

이지서티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개인정보 비식별’ 솔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보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 70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내년 코넥스 상장을 시작으로 3년 내 코스닥 상장까지 이루겠다는 목표다.

확고한 비전을 세우고 내달리고 있는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 알고 보니 전혀 준비 없이 창업을 했다는 언급은 ‘남다른 사연’(?)을 짐작하게 한다.

“전 직장에서 제가 몸담은 부서에 25명의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닷컴 거품이 사라지면 벤처 열풍이 사그라질 때쯤이었죠. 직원 절반을 구조조정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심 대표는 직원들이 해고당한 상태에서 새 직장을 구하기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이직할 수 있는 기간을 주기로 했다. 사측과 협의해 3개월간 개인 사비로 월급을 지급하고, 부대비용까지 지불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심 대표의 의중과 달리 회사를 옮기지 않았고, 결국 함께하기 위한 결정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심 대표는 사람 때문에 뜻하지 않게 사업을 하게 된 경우에 속한다. 결국 사람을 위해 회사를 설립했고, 15년간 운영하게 됐으며, 상장까지 계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심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것처럼 상장계획을 세운 것도 직원들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회사의 성장을 같이 일궈나간 직원들에게 상장을 통해 큰 가치를 주겠다는 복안이다.

심 대표는 “회사 자산 기준 주식 가치는 10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아직은 비상장 기업이라 주식을 나눠주기 힘들고 세금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꾸준한 수익으로 인해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매출 목표조차 세우지 않았었는데, 지난해 직원들에게 우리 사주 지급을 기본 전제로 한 상장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내년에 코넥스에 상장한 후 3년 후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매출의 경우 올해 70억원, 내년 100억원, 2년 후 150억원을 달성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서티는 개인정보보호 부문에 특화돼 있다. 그의 표현대로 ‘외길’을 걷고 있다. 심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기술이다. 이지서티 직원의 70% 이상은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 직군으로 구성돼 있다.

심 대표는 “기술회사는 기술을 통해 상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동안 조기상장이라는 유혹을 많이 받았으나 지속 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충분히 안정화 시킨 다음에 상장을 하고자 목표를 삼았다”며 “개인정보보호 관련 특허, 인증,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매출의 30~3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마케팅과 홍보에 치중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고객들이 직접 입소문을 통해 이지서티 제품을 소개해주곤 했다”며 “재구매율이 30%에 달하며, 이지서티 전제품이 공급되고 있는 고객사들도 많아 15년간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심 대표는 최근 이지서티가 주력하는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솔루션에 대한 향후 계획도 밝혔다.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무상정책을 사용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달 중 무료 버전을 배포하고, 올해까지는 유상 버전의 제품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일부 지원할 방침이다.

심 대표는 “비식별에 관심이 많은 스타트업들이 사물인터넷 및 개인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이달 중 무료 버전을 배포할 예정”이라며 “산업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라고 제언했다.

무상 정책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심 대표는 그만큼 제품에 자신 있다는 표현이라고 답했다. 이지서티는 비식별 조치 솔루션 외 개인정보 접속기록 등 다른 제품에 있어서도 무상 정책을 펼쳐 왔다. 예산이 수립되지 않은 경우, 우선 제품을 제공하고 고객이 마음에 들면 이후에 유상정책으로 전환해 관계를 유지해오는 방식이다.

심 대표는 “이지서티 솔루션은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유일한 시스템이며 매우 안정화돼 있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여러 기관에서 관련 교육 때 이지서티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비식별화에 대해 익숙해진다는 점에서 유용하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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