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의 ‘문화재 사랑’, 문화재청보다 낫다?
- 라이엇게임즈, 5년째 ‘문화재 지킴이’ 활동…56개 참여기업 중 으뜸
- 문화재청, 국감서 문화재 관리 부실·6년째 청렴도 최하위 등 지적받아
- 후원금 부실 활용 우려 제기되자 “국민신탁 통해 검수, 클린하다” 주장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개발‧서비스 중인 라이엇게임즈(www.leagueoflegends.co.kr 한국대표 이승현)가 내년에도 ‘문화재 지킴이’ 활동에 나선다. 5년 연속이다. 올해 후원금 8억원을 합치면 누적 후원금만 35억원 이상이다. 56개 문화재 지킴이 참여기업 중에서 기부 규모와 후원의 지속성 측면에서 으뜸에 속한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11일 라이엇게임즈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후원약정식을 맺었다.
이날 약정식에서 문화재청은 라이엇게임즈의 5년째 문화재 지킴이 후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여러 기업 중에서도 라이엇게임즈가 매년 거액을 지원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소소하게 손이 갈 곳이 많은데 예산 안에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한국대표는 “게임과 문화재가 가지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무생물이 아닌 생물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게임은 한번 만들고 나서도 패치를 통해 계속 보완해야 사랑을 받는데 문화재도 계속 관심가지고 복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일련의 활동을 통해 흥미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 생물이지 않을까 한다. 플레이어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후원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약정식은 서로 화답하는 가운데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질의응답 시간엔 문화재청 입장에서 껄끄러운 질의가 나왔다. 문화재청이 지난달 29일 교육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이 문제가 됐다.
문화재청은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결과에서 지난 6년간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청렴도는 4~5등급, 직원 대상의 내부청렴도에선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다. 기업 후원금까지 받아서 운영하는 문화재 관리가 허술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화재 도난 사실을 인지하는데 무려 18년이나 걸렸다는 뼈아픈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관련 질의가 예상됐지만 나 청장은 라이엇게임즈와 후원약정이 끝나자 자리를 떴다. 질의응답 자리엔 문화재청을 대표해 나 청장이 아닌 장영기 활용정책과 민관협력전문위원이 나섰다.
장영기 위원은 후원금 운영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후원금을 받아 국민신탁에서 집행과 성과관리 등을 일괄 진행한다”며 “이런 부분에서 부족했다면 (라이엇게임즈가) 지속적인 후원을 안 하지 않았을까 한다. 예산 계획에 대해 현장에서 검수하면서 같이 발맞춰서 간다. 클린하게 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후원금 집행에 대한 보고가 제대로 되고 있냐는 질의가 나오자 나 위원은 “필요에 따라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라이엇게임즈와 내용을 공유하고 주고받고 있다”며 “정부에서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상호간에 협력하면서 진행한다”고 답했다.
행사에선 사회적 관심 환기 차원에서 라이엇게임즈 등 지속 후원기업에 대한 표창 수여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장 위원은 “5년 활동이 표창 기준인데 라이엇게임즈가 (지난해엔) 5년 이상 기준에 못 미쳤다. (향후) 제대로 후원하고 포상해서 의미 있게 후원하실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실장은 문화재 보존활도엥 대한 미국 본사 반응에 대해 “미국 본사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재해나 교육에 대해 환원 역할을 해왔다. 한국 지역에선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 환원 활동을 해온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후원에 대한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이머들의 반응에 대해 구 실장은 “게임하길 잘 했다는 뿌듯해하는 반응이 많다”며 “문화재 지킴이 활동이 건전한 게임 문화로 연결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보고 게이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즐거울 수 있도록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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