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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다음엔 ‘대화’…차세대 인터페이스 경쟁에 네이버 참전

이대호

- 네이버,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 ‘아미카(AMICA)’ 공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수년간 기계와 인간 사이의 소통을 ‘화면 터치’ 행위가 주도해왔다면 앞으로는 ‘일상의 대화’가 주요 매개(인터페이스)가 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유력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터치 다음의 인터페이스로 대화를 점찍고 이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물밑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경쟁사로는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를 꼽을 수 있다.

얼마 전 구글이 챗봇 플랫폼업체 API.ai를, 지난해 페이스북이 음성인식기술업체 Wit.ai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MS는 자연어이해지능서비스 Luis.ai를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는 인공지능플랫폼업체 ViV Labs(비브랩스)를 인수, 차세대 인터페이스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가 본격 참전한다. 24일 네이버는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기술 공유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6’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대화 시스템 아미카(AMICA)를 공개했다.

AMICA(amica.ai)는 네이버가 그동안 축적해온 딥러닝, 음성인식, 음성합성 연구의 결과물이다. 기기와 메신저에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용 API(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정희 네이버랩스 수석연구원은 “오늘(24일)부터 AMICA.ai API 클로즈베타 신청을 받는다”며 “한국어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글로벌 언어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MICA.ai 홈페이지 이미지
AMICA.ai 홈페이지 이미지
이에 따라 외부 앱 개발자들은 자연어처리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AMICA API를 가져다쓰면 된다. 라인 메신저나 자사 서비스 내에서 챗봇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음성인식, 음성합성 기능도 함께 활용이 가능하다.

AMICA.ai는 스마트워치는 물론 사물인터넷(Iot)과 연관된 생활환경지능 기반 로봇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개발사(자)가 쓰기 나름에 따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활용할 수 있다.

일단 네이버는 장소와 인명, 시간 등 대화 서비스에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25개 표현요소(Entity)를 제공한다. 주문접수 시 사용하는 예, 아니오, 취소 등의 7개 표현의도(Intent)도 담았다.

김 연구원은 “모든 것(표현요소와 표현의도)을 빌트인해야 하는 거 아닌가 궁금하겠지만 당장은 불가능하다”며 “피자 메뉴만 봐도 개별 가게마다 메뉴명이 달라 이런 것들은 개발자가 입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대화형 시스템은 초기 연구단계에 놓여있다. 예를 들면 글로벌 IT기업들도 ‘대화형 매니지먼트(DM)’ 기능은 API로 제공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에 대해 챗봇과 대화를 하다가 ‘내일은?’하고 묻는 경우 대화가 더 이상 진행되기가 어렵다. 사람은 ‘내일 날씨는 어때?’로 생략된 부분까지 연관지어 이해하지만 기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DM 기능을 통해 기계가 과거 대화까지 연관 지어 의미 파악이 가능하도록 API를 제공해야 하지만 이 부분은 네이버뿐 아니라 여타 IT기업들도 기능 구현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업체들도 DM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데 향후엔 모두가 DM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하는 중”이라며 “앞으로는 대화의 전체 히스토리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대화형 시스템이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AMICA.ai API는 날씨, 알람, 피자주문, 커피주문, 스케줄, 개발 등 6개 데모가 제공되고 있다. 사용자 편의에 따라 챗봇이 응답할 문장을 입력하거나 편집하면 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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