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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뷰·NDC·테크플래닛·…시나브로 커진 ‘기술 공유’ 바람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의 ‘데뷰’, SK플래닛의 ‘테크플래닛’, 넥슨의 NDC엔 공통점이 있다. 기술 공유 행사(컨퍼런스)라는 점이다. 외국계를 포함한 여타 IT 기업에서도 기술 공유를 앞세워 컨퍼런스를 열곤 하지만, 보통 주최 측의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행사의 성격이 짙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언급한 3개 행사에 주목할 만하다. 이들 행사는 주최 측뿐 아니라 다양한 현업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 인기를 끌고 있다. 해마다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무료로 열린다.

NDC와 데뷰는 전액 무료, 테크플래닛은 등록비 1만원을 받는 대신 중식을 지원한다. 하지만 등록비 1만원도 전액 국내 IT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한다.

주최 측이 행사 때마다 수십명의 국내외 연사를 초청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용을 들여 대가 없이 퍼준다고 볼 수 있다. 순수한 지식 교류의 장으로 봐도 어색하지가 않다. 행사 개최를 업계 선도 기업들의 상생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3개 행사는 업계 내에서 시나브로 뿌리를 내렸다. 알고 보면 상당 기간 동안 기반을 다져온 행사들이다. 올해로 NDC(넥슨개발자컨퍼런스)는 10회째, 데뷰(DEVIEW)는 9회째, 테크플래닛은 5회째를 맞았다.

◆NDC, 참관인원 제한 없어…올해 7000여명 사전신청=넥슨개발자컨퍼런스의 약자인 NDC는 참관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3개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올해 NDC는 지난 4월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 일원에서 열렸다.

넥슨에 따르면 올해는 일주일가량 NDC 참관 신청을 받았고 7000여명이 등록했다. 중복을 포함한 누적 참관자수는 2만1000여명선. 평균을 내면 1명당 발표세션 3개에 참석한 셈이다. 공연, 전시, 체험전 등의 행사에 방문한 참관객들의 수는 제외했다.

NDC는 단순한 기술 공유 컨퍼런스가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문화전시 축제로도 볼 수 있다. 게임 개발자와 함께 일반 게이머들이 어울릴 수 있는 행사다. 올해는 넥슨 판교사옥 외부 광장에 거리공연이 마련됐다. 아트북을 판매해 인세를 기부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넥슨 측은 “NDC는 게임 개발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출발해 해를 거듭할수록 게임 개발자는 물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만남,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데뷰, 26초 만에 신청 마감…대학교 수강신청 수준=네이버 데뷰엔 여러 유명 연사들이 집결하다보니 사전 참가 신청 열기가 뜨겁다. 대학교 수강신청을 방불케 한다.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2700명 규모의 사전 참가 신청에서 각각 54초, 26초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오는 24일과 25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데뷰 2016’엔 웹과 모바일에 대한 기술 공유는 물론 최근 IT 트렌드를 반영해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로보틱스 발표가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띈다.

행사 첫날 오전 발표세션 2개가 로보틱스와 관련이 있다. 둘째 날엔 24개 발표세션 중 9개가 머신러닝 관련이다. 선행기술 발표 관련해선 네이버 개발자들이 다수 참여해 노하우를 전할 예정이다.

올해 데뷰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할지가 관심사다. 자회사 라인 상장일에 미디어 앞에선 이 의장은 기술의 중요성을 여러 번 언급하면서 데뷰 참석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내부 논의 중이나 참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크플래닛’, 유통과 IT의 결합…독보적 행사로 발돋움=올해 테크플래닛은 지난 17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11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SK플래닛은 검색과 추천, 챗봇 3개 혁신 기술을 앞세워 행사를 꾸려나갔다.

그동안 테크플래닛은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다. 디지털콘텐츠,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 플랫폼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으나 작년부터 유통의 비중이 커졌다. O2O 서비스 시럽이 안착한데다 T맵과 T스토어 등 사업부문 분사를 통해 SK플래닛이 11번가 중심의 완전한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회사의 변화가 테크플래닛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SK플래닛의 경우 IT기업으로 출발했기에 전통적인 유통 사업자에 비해 IT와 관련한 상당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테크플래닛이 유통과 IT가 결합한 전문 컨퍼런스로 거듭나게 된 이유다.

SK플래닛 측은 “유통산업을 얘기하는 컨퍼런스는 있어도 유통과 IT가 결합된 기술 기반의 컨퍼런스는 국내외를 봐도 테크플래닛이 독보적”이라며 “기존 테크플래닛에 참석한 개발자 그룹들이 유통 산업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IT기술 기반의 유통 실증사례를 얘기하는 발표가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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