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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사업자 이해관계…유료방송 난상토론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 발전방안 2차 공개 토론회가 목동 방송회관서 열렸다. 연구반의 검토결과를 발표한 1차 토론회와는 달리 이해관계자인 사업자들이 참여하면서 열띤 격론이 펼쳐졌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9일 14시부터 방송회관에서 '유료방송 발전방안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초 16시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토론회는 1시간 30분을 넘겨 마무리됐다. 복수종합유선방송(SO)의 지역 사업권역 폐지 여부와 결합상품, 지상파 콘텐츠 대가산정 등 3가지 이슈로 나뉘어 토론이 진행됐다.

지역사업권 폐지 IPTV만 좋은 것…케이블 반대 재확인=지역사업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사업자와 연구반 교수간 입장이 엇갈렸다.

당초 연구반에서는 현행 사업권역이 SO가 유일한 유료방송사업자였던 20년전 획정된 것이고, 현 시장경쟁 상황과 제도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사업권역 폐지를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는 ▲지역 정체성 ▲SO 간의 과열경쟁, ▲IPTV의 SO인수를 통한 아날로그 사업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최일준 티브로드 상무는 "지역사업권이 폐지돼도 SO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결국 IPTV가 SO를 인수해 사업을 하게 될텐데 불공정 경쟁에 경쟁심화로 인한 요금 저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성춘 KT 상무도 "지역사업권 완전 폐지는 케이블 사업 형태를 완전히 해체하자는 것"이라며 다시 한번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SK브로드밴드 김성진 실장은 "미디어 기술과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는데 현재의 기술방식에 근간한 칸막이 규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유료방송 규제는 일원화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연구반 교수간 의견도 엇갈렸다.

유지상 광운대 교수는 "이 문제는 디지털전환, 특히 양방향 디지털전환이 완료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며 "경쟁환경이 조성됐을때 진정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소비사 선택을 받아야지 사업권을 갖고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규제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진영에 LGU+-KT 협공=이어 결합상품 토론에서는 핵심주제와는 동떨어진 채 통신사간 과도한 상대방 공격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모바일을 포함한 동등결합의 제도적 지원과 방송상품의 과다할인 방지를 위한 요금심사 등이 필요함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SK텔레콤-SK브로듭내드과 KT-LG유플러스간 설전이 펼쳐졌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KT와 LG유플러스는 결합판매를 금지, 규제하자고 하는데 경쟁을 회피하고 자사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인터넷, 방송에서 압도적 1위인 KT가 지배력을 언급하면서 2~3위 기업의 영업을 제한하자는 것은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실장은 LG유플러스에 대해 "600만이면 독자생존하겠다더니 계속 비대칭 규제를 주장해왔고 실체 없는 지배력을 언급하고 있다"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업자 발목을 잡으면 비판의 십자포화를 받아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는 "방송 무면허 사업자 SK텔레콤이 왜 토론회에 나왔느냐"며 "방송사가 아닌데 IPTV를 판매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통신사간 격론이 펼쳐지자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유료방송 발전방안 토론회라고 해서 나왔는데 낄수 있는 자리인지 모르겠다"며 통신사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탁 상무는 일단 연구반의 동등결합 방안에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불공정 환경이 개선돼야 동일서비스 동일규제가 완성된다"며 "동등결합 협상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동등할인, 전산연동 등의 협조, 마케팅 지원 등 향후 세밀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상파가 악의 집단이냐?”…“왜 지상파만 문제?”=마지막 쟁점인 지상파 채널 별도상품은 지상파와 나머지 토론자간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지상파 토론자는 패널 구성이 공정치 않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지상파 별도 상품은 케이블업계가 제안한 지상파 채널을 별도 상품으로 구성해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연구반은 이러한 지상파 별도 상품이 매년 반복되는 재송신료(CPS) 분쟁의 해결방안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창훈 MBC 부장은 "유료방송사가 CPS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측면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부 PP와 지상파를 차별하는 것은 문제소지가 있다"며 형평성 측면에서 반대의견을 주장했다.

하지만 김정수 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은 "계속해서 지상파가 콘텐츠 대가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데 PP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소송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오랜 지상파 재송신 분쟁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석 IPTV방송협회 부장은 "문제는 과도한 콘텐츠 대가 인상 행위"라며 "CPS 인상 담합, 정당한 협상 이외의 수단으로 제압하려는 불공정한 행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연구반 교수들 모두 지상파 방송의 CPS 인사에 우려를 표시했다. 문제해결 차원에서 로컬초이스, 요금고지서 표시 등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자꾸 올려달라면 다른 주머니에서 빼서 줄 수 밖에 없다"며 "지상파 방송이 이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다른 PP들은 문제가 없는데 지상파만 문제가 되니 지상파만 따로 빼서 알려주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상 광운대 교수, 주정민 전남대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이창훈 MBC 부장은 "지상파 방송을 마치 악의 집단처럼 매도하고 정부 공청회가 불공정한 패널로 구성됐다"며 "지상파만 대상이 되는 로컬초이스가 아닌 모든 채널을 선택하는 알라카르테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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