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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혁신이끌, 차기 총장은 누구?… 6명 경합, '내부 발탁' 주목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매우 어수선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IT업계의 주요 관심사들이 적지않다. 점차 열기를 더하고 있는 카이스트(KAIST) 차기 총장 선임도 그중의 하나다.

카이스트는 강성모 총장이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현재 총장후보선임위원회의 주도로 총장 후보 선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강 총장은 지난 2013년3월, 서남표 총장의 뒤를 이어 총장에 취임한 바 있으며 비교적 무난하게 카이스트를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이스트가 가지는 위상때문에 때론 총장 선임과 관련해 구성원들간의 마찰이 도드라져 보인적도 있었고, 때론 정부의 지나친 인사개입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차기 총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몇가지 면에서 과거와는 몇가지 달라진 분위기가 예상된다.

◆외부 인사 배제, 이번엔 카이스트 내부 출신 총장 = 무엇보다 외부 인사가 이번에는 카이스트 총장 후보에선 배제됐다. 누가되든 카이스트 내부 출신 총장 선임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1차 서면심사를 통해 선발된 6명의 후보들은 모두 전현직 KAIST 교수 경력을 가진 인사들로 외부 인사와 비교해 내부 사정에 밝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04년 외국인 총장이었던 러플린 총장(2004~2006.7) 이후부터 서남표 총장(2006~2013.2), 현재의 강성모 총장은 외부, 특히 해외에서 수혈한 인사들이다.

카이스트가 이번엔 내부에서 총장을 뽑는 배경에는 지난 12년간 해외파 총장을 통해 얻은 운영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는 자신감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어수선한 정국도 카이스트 총장 인선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보다는 정부 입김 논란이 없이 카이스트의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확보된 상태에서 총장 선임절차가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다.

카이스트 총장 후보군은 현재 크게 세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서류심사를 통해 총장후보발굴위원회에서 2명, 교수협의회(교협)에서 2명, 공모방식으로 2명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총장후보발굴위원회에서 추천된 총장 후보 교수는 모두 6명이지만 이중 4명은 본인의 고사로 지원서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명 1차 관문 통과, 내달 2일 3명으로 압축 = 구체적으로보면, 총장후보발굴위원회에선 신성철 교수(물리학), 박규호 명예교수(전기및전자공학부)가 추천됐다.

교협에선 경종민, 이용훈 교수 2명이 추천됐다. 두 교수 모두 전기및전자공학부 소속이다. 경 교수는 교협회장을, 이 교수는 교학 부총장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공모 지원자중에서는 유진 명예교수(신소재공학), 김만원 명예교수(물리학) 2명이 총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후보 6명은 내달 2일, 정견발표 형식의 면접을 거칠 예정이며, 이중 3명이 카이스트 총장 최종 후보군에 선정된다.

최종 후보 3명에 대해서는 약 1개월간 강도높은 인사 검증이 진행된다. 검증이 끝나면 내년 1월중순, 15명으로 구성된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차기 총장이 탄생하게 된다.

◆현직-명예교수, 총장발굴위-교협 추천 대결 구도도 관심...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 먼저 1차 관문을 통과한 6명의 후보군을 보면, 일단 현직 교수와 명예교수가 각각 3명씩이다. 자연스럽게 현직 교수와 명예 교수간의 구도가 형성됐다.

'현직'으로 분류되는 신성철 교수의 경우, 카이스트 출신이지만 현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총장(2011년 취임)을 역임한 것이 특이하다. 당초 2019년2월까지가 임기인 신 교수는 임기 2년을 앞당겨 최근 DIGIST 총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카이스트 총장 선임 일정과 맞물려 움직였기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변에서 나온다.

또한 총장발굴위원회와 교협의 추천 인사간의 대결 구도도 흥미롭다.

특히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카이스트 교수들의 투표를 통해 추천된 교협 출신 후보가 최종 총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기존 총장후보발굴위원회는 서남표 총장 시절 발족한 총장 추천 기구다. 카이스트 밖에서 폭넓게 인재 풀을 확보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한편으론 정부의 입김이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편 총장 선임과 관련, 카이스트 교수 관계자는 "현재로선 누가 차기 총장으로 유력한지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만 이제 외부 총장 시대를 마감하고 내부 출신이 총장이 맡는다는 점에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카이스트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시대적 과제들이 여전히 많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교수들이 후보로 올라온 만큼, 카이스트가 당면한 문제를 힘있게 혁신할 수 있는 분이 선출되기를 구성원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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