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제국에 드리운 해는 끝을 알리는 낙조인가 아니면 새로운 날의 여명인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천하가 위협을 받고 있다. 역사 속 제국의 몰락은 안에서 시작했다. 스마트폰 양강 삼성전자도 애플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발목을 잡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올라설 수 있던 힘이 부메랑이 됐다. 애플은 가려졌던 어둠이 외부 요인에 의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양사의 위기는 ‘생존=기회’라고 여겨온 경쟁사에겐 희소식이다. 2016년은 그렇게 저물어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와 2위를 지킬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은 각각 20.7%와 14.5%를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20%가 위태롭다. 애플은 3위와 4위 점유율 합에 출월당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점유율 격차 축소보다 믿었던 제품의 신뢰성이 깨진 것이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가 원인이다. 차기작 ‘갤럭시S8’에 미래가 달렸다. 애플은 중국 공략 과정에서 숨겨졌던 제품 결함과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도 부담이다.
중국 업체의 기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화웨이의 점유율(9.2%)은 1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오포(5.5%)와 비보(4.7%)가 처음으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이 한 몸임을 감안하면 이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노키아 천하를 삼성전자와 애플이 무너뜨렸듯 삼성전자와 애플의 천하를 화웨이 오포 비보가 무너뜨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목표는 사정권에 들어왔다. 2017년 전 세계 휴대폰 경쟁 관전 포인트다.
LG전자는 명맥을 유지하는데 만족했다. 적자는 이어졌다. 야심차게 내놨던 ‘G5’는 힘을 쓰지 못했다. ‘V20’도 기대에 부응치 못하는 모양새다. 하나씩 둘씩 LG전자를 앞질러가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히트작이 없으니 돈을 못 벌고 돈을 못 버니 히트작을 못 내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도 세계 시장 추이를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업체가 중저가폰에 이어 고가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여기서도 샌드위치다. 애플은 애플만의 세계를 지키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내년에도 이런 양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을 해외 업체가 다시 찾고 있는 이유는 지원금상한제 덕이다. 단말기는 제값을 주고 요금할인을 받는 자급제가 해외 업체 주요 판로다. 하지만 지원금상한제 근거인 단말기유통법 개정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예전처럼 지원금 경쟁 시장이 되면 돈을 많이 뿌릴 수 있는 업체가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지금 한국시장에서 자금 여력이 있는 업체는 한 곳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