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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VOD!…찻잔속 태풍 OTT?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사들의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방송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되고 있다. 또 다른 황금알 낳는 거위로 평가되던 OTT(Over The Top)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료방송 판을 뒤흔들 것으로 여겨졌던 전망과는 달리 영향은 찻잔속 태풍 수준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유료방송사들의 VOD 매출액은 2015년 기준으로 6380억원이다. 전년대비 12.4% 증가했다. 2012년 2986억원, 2013년 4331억원, 2014년 5674억원 등 매년 두 자릿대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유료방송 VOD 성장의 1등 공신은 IPTV다. IPTV 3사가 전체 VOD 수신료 매출의 73.4%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IPTV의 VOD 매출은 468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8% 늘어났다. 반면, 케이블TV의 VOD 매출은 1700억원으로 전년 1702억원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케이블TV 가입자의 VOD 이용률이 IPTV 가입자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유료 VOD 지불 요금 역시 IPTV 가입자가 케이블 가입자에 비해 높았다.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케이블 가입자의 VOD 이용금액 수준은 IPTV의 79% 수준이다.

사업자별 VOD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는 단연 KT가 앞선다. 2015년 기준으로 KT의 VOD ARPU는 3969원이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3500원 수준으로 2~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케이블TV의 경우 티브로드가 2101원, CJ헬로비전 2099원으로 두 회사만 2000원을 넘겼을 뿐 다른 케이블TV사들은 2000원 미만에 머물렀다.

케이블TV의 부진에도 불구, VOD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블TV 역시 꾸준히 디지털전환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고 VOD 매출 역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방송시장의 또 다른 황금알 낳는 거위로 평가되는 OTT도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OTT는 개방형 인터넷망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다. 서비스 제공 개념은 VOD와 비슷하지만 직접적 경쟁상대는 유료방송 플랫폼사다.

2015년 OTT 시장규모는 3178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16년에는 약 48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자체는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수신료 매출이 아닌 광고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광고매출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한다. 국내 OTT 동영상 서비스의 2015년 월정액 매출(626억원)과 유료 콘텐츠 구매 매출(445억원) 합산규모(1071억원)는 유료방송 수신료매출 총액(2조7885억원)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OTT 시장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매출구조나 이용자 행태를 감안할 때 유료방송 및 광고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압력을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특히, VOD의 경우 유료방송 서비스 선택 시 VOD 콘텐츠 품질 및 요금이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로 작용해 전체 유료방송 플랫폼간 경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OTT는 아직 유료방송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OTT가 비싼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커팅(cord cutting) 현상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워낙 저렴한 유료방송 요금 때문에 OTT가 유료방송 자체를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됐지만 가입자는 채 10만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 서비스 이용경험률 설문조사에서도 넷플릭스를 이용해봤다는 비율은 0.5%에 그쳤다. 95.3%의 이용자는 OTT를 이용하면서 월정액, 추가요금 등을 지불해본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무료 서비스가 대부분인 유투브, 페이스북, 네이버TV캐스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시보기, 몰아보기 시청행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OTT도 성장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유료방송 수준의 요금을 받는 구조로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채수웅 기자>woong@daily.co.kr

채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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