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합치고” 위기 타파 위해 변화 모색하는 보안기업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올해가 시작하자마자 인수합병과 분사를 통해 도움닫기에 나선 보안기업들이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변화를 모색,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닉스테크는 시큐플러스를 흡수합병키로 했다. 공식 합병기일은 오는 4월6일이다.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기반의 내부(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이상징후 탐지·대응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닉스테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조직과 인력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상호보완을 통해 정보유출방지 보안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효과를 예상했다.
재무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살펴봤을 때 닉스테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매출액은 165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올리고 영업이익도 12.3% 늘어, 지난해 4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매 분기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7억6400만원으로, 누적으로 따져보면 27억69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물적자원 통합으로 경영 효율성 증대를 꾀할 수 있어 재무·영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회사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동훈 닉스테크 대표<사진>는 시큐플러스 합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올해 최고 매출을 자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오는 4월부터 시만텍과 블루코트는 합병법인으로 본격 활동하게 된다. 지난해 시만텍의 블루코트 인수합병 발표는 보안업계에 손꼽히는 빅딜이었다.
한화로 약 5조원이 넘는 46억5000만달러를 들여 블루코트를 인수키로 한 것뿐 아니라 엔드포인트와 네트워크보안의 역량이 합쳐진 공룡 보안기업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부르고 있다. 특이한 점은 피인수기업인 블루코트 구성원들이 시만텍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요직에 앉아 통합법인을 진두지휘한다는 것이다.
국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석호 블루코트코리아 대표가 회계연도가 새로 시작하는 4월부터 통합 시만텍코리아 대표로 올라선다. 현재 블루코트코리아는 시만텍코리아 사무실로 이전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쪼개기를 통해 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보안사업을 분리해 보안전문 자회사인 이스트시큐리티를 설립하고, 지난달 회사 분할 등기를 완료했다. 정상원 현 이스트소프트 대표이사가 이스트시큐리티 대표를 겸직하고, 실질적인 사업 관리 및 총괄은 김준섭 부사장이 맡는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연내 5개 이상의 신제품을 연달아 출시할 예정을 잡고 ‘알약’으로 알려진 백신 기업 이미지에서 탈피하기로 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능형지속위협(APT) 통합보안기업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보안회사를 물색하며 인수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를 고민하고 있다.
파수닷컴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20억원을 출자해 디지털페이지를 100% 자회사로 분사시켰다. 디지털페이지는 인공지능 기반 개인메모서비스로, 정보보안업체라는 파수닷컴 이미지와 맞지 않아 글로벌 시장 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분사키로 했다. 파수닷컴은 추후 디지털페이지 미국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오는 4월 인텔시큐리티는 맥아피로 돌아온다. 인텔은 맥아피를 인수한 후 인텔시큐리티를 신설해 보안사업을 수행해 왔으나, 지난해 지분 51%를 42억달러(한화 약 4조5801억원)에 사모펀드 TPG에 매각했다. 2011년 인텔이 맥아피를 인수한 금액은 77억달러(한화 약 8조3968억원)에 달한다.
인텔은 반도체사업과의 시너지를 제대로 꾀하지 못하면서 인텔시큐리티를 통한 보안사업 성장에 실패했다고 판단, 인텔시큐리티는 맥아피로 다시 독립하게 됐다. 인텔시큐리티 한국조직도 맥아피로 운영하게 된다.
인수합병·분사 대신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펜타시큐리티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보안 전문기업인 시큐리티플랫폼과 IoT 보안사업을 협력키로 했다.
IoT사업본부를 신설할 정도로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펜타시큐리티는 자동차보안, 지능형계량시스템(AMI),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에 펜타시큐리티는 자사 솔루션과 시큐리티플랫폼의 하드웨어 보안모듈을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니네트웍스와 지란지교소프트의 일본 현지법인인 지란소프트재팬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일본 보안사업에 협력하고 1분기 내 클라우드 기반 유무선 단말 관리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니네트웍스는 서비스 및 하드웨어 개발을, 지란소프트재팬이 서비스 기획과 현지 판매 운영을 담당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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