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기가LTE 속도·커버리지 부실 고지 ‘무죄’…SKT·LGU+ 외국인 신규모집 금지 ‘제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상임위원 퇴임을 앞두고 통신사 관련 징계를 확정했다. KT의 기가롱텀에볼루션(LTE) 과장 광고는 면죄부를, 통신 3사의 외국인 대상 과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처벌은 체면치레로 그쳤다. 방통위의 통신사 봐주기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오는 26일 3명의 상임위원의 임기가 만료된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의 임기도 오는 4월7일까지다.
21일 방통위는 제14차 전체회의를 열고 ▲KT의 전기통신사업법 금지행위 위반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및 유통점의 외국인 영업관련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 ▲이동통신 판매점의 조사 거부·방해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KT 관련 내용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KT가 기가LTE 서비스 제약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허위광고를 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가LTE는 LTE와 무선랜(WiFi, 와이파이)를 묶어 최대 1.167Gbps 속도를 내는 서비스다. 기가LTE를 이용하려면 3밴드 LTE-A(최대 속도 300Mbps)와 기가와이파이(최대 속도 867Mbps)가 모두 구축돼야 한다. 방통위는 지난 2016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KT의 기가LTE 관련 고지와 광고를 조사했다.
방통위 김재영 이용자정책국장은 “KT의 3밴드 LTE-A 기지국 수는 전체 기지국 수 대비 3.8%에 불과해 기가LTE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은 매우 제한적이며 서울 경기 지역 50곳을 측정한 결과 전체 평균속도는 365.4Mbps였다”라며 “2016년 1월부터 7월까지 총 4편의 영상광고물을 노출하면서 4배 빠르다고 표기하는 등 빠른 속도를 강조했다. 하지만 요금제, 서비스 가능 지역 및 속도가 제한된다는 정보는 작은 글씨로 짧은 시간 표기하거나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기가LTE가 무료 부가서비스라는 점과 다른 통신사 상황도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볼 여지는 있지만 법적 제제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관련 정보를 명확하게 고지할 것을 권고키로 했다.
이기주 상임위원은 “과장광고라면 표시광고법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하면 된다”라며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품질평가를 통해 국민에게 알리는 등 방통위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앞으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책임을 넘겼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속도나 커버리지는 이용자가 통신사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이용자 입장에서 기준을 알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도 “최근 기가인터넷도 속도가 훨씬 못 미친다는 보도가 있었다”라며 “측정 방법이나 상황에 따라 속도나 커버리지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법에 명기를 못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틀이 있어야한다”고 해결책은 뒤로 미뤘다.
외국인에 과다 지원금을 지급한 것 역시 작년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문제다. 당초 SK텔레콤만 거론됐지만 3사 조사 결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통신 3사에 시정명령과 ▲SK텔레콤 7억9400만원 ▲KT 3억6100만원 ▲LG유플러스 9억6900만원 총 21억2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직접 행위에 나선 43개 유통점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과다지원금 지급 42개 유통점 중 4곳은 각각 150만원 나머지는 각각 100만원을 처분했다. 나머지 1곳은 사전승낙제를 위반해 100만원을 부과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 위반행위 3회 이상으로 신규모집금지 적용 대상이 됐다. 그러나 방통위는 “외국인 대상 영업 규모가 이동통신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로 미미하다”며 신규모집금지를 뺐다. 다만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보다 1회 더 위반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 기준금액 20% 가중처벌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7월 방통위 조사에 불응해 고발 조치했던 통신판매점 열정텔에 대한 과태료는 500만원으로 정했다. 열정텔은 당시 PC 전원을 차단하고 거울을 던지는 등 방통위 조사를 방해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지난 1월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런 행위가 앞으로 계속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