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케이뱅크 돌풍의 원동력 “IT 안정성”…참여 IT업체들 위상 강화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초반 돌풍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범 나흘만에 가입자수가 10만을 가볍게 돌파했고, 예·적금 등 수신계좌와 체크카드 발급도 순항하고 있다. 또한 신규 고객중 30대~40대가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고객군의 분포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직장인들의 업무 시간 이후인 오후 6시 이후에도 활발하게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초 기대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초기 포지셔닝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고 케이뱅크의 성공적인 출범은 국내 금융 IT 시장 구도에도 몇가지 뜻깊은 의미를 가진다.

◆전산시스템 안정적, 우려 불식시킨 순항 = 먼저, 케이뱅크 공식 오픈이후 전산시스템상의 오류나 장애가 없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신규 계좌개설을 포함해 모든 거래가 비대면 프로세스로 무리없이 진행되는 것은 케이뱅크의 IT 인프라가 그만큼 치밀하고 안정적으로 구축됐음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2015년말, 케이뱅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사업예비인가를 받고 전산시스템 구축을 준비할 때만 하더라도 금융 IT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무리 서두른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정계, 정보계, 대외계 등 기간계시스템 전반을 불과 1년만에 완성시키고, 또 여기에 테스트까지 안정적으로 마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반 시중 은행의 업무 규모를 직접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시중 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기간은 테스트 기간을 포함해 최소 2년을 잡는다. 향후 국내 금융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이번 케이뱅크의 사례는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산시스템 구축 누가 참여했나... 구축 방식도 재평가 = 또한 케이뱅크의 성공으로 전산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IT업체들의 위상도 한층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케이뱅크의 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는 4개의 업체가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주사업자를 맡는 방식이었다. 이는 1개 업체가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기존 국내 은행권 차세대시스템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였다.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선 대형 IT서비스업체가 주사업자 역할을 맡는 구조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케이뱅크의 사례처럼, 각 시스템 분야별 전문업체로 역할을 분담시키고, 발주자측에서 업무별로 주사업자 계약을 하는 방식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만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치밀한 프로젝트 관리 노하우가 전제돼야한다.

한편 케이뱅크 전산시스템 참여 업체별 역할을 세부적으로 보면, 여·수신및 외환 등 계정 거래를 구현하는 계정계시스템은 국내 뱅킹시스템 전문업체인 '뱅크웨어글로벌'이 맡았으며, 고객정보 분석및 신용평가, 리스크관리 등을 담당하는 정보계시스템은 KT DS가 수행했다.

이와함께 채널시스템은 KT의 자회사인 이니텍이, 그리고 IT인프라 부문은 우리은행의 IT자회사인 우리FIS가 수행했다.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PMO 역할은 E&Y한영이 맡았다.

◆'코어뱅킹' 구현한 뱅크웨어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 "최대 수혜" = 특히 이번 케이뱅크 전산시스템 구축 참여업체들중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업체는 국산 뱅킹 소프트웨어(SW) 회사인 뱅크웨어글로벌이다. 이번 케이뱅크를 계기로 국내 금융권 계정계 코어뱅킹(Core Banking) 시스템 분야의 레퍼런스를 처음으로 확보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코어뱅킹 패키지는 인도 타타그룹이 소유권을 가진 '뱅스' (큐로컴이 '뱅스-K'로 국내에서 공급), 여기에 티맥스의 '프로프레임' 정도가 경합하는 구도였으나 이제는 여기에 뱅크웨어글로벌도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모양새가 됐다. 무엇보다 뱅크웨어글로벌은 향후 전개될 국내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코어뱅킹 패키지' 분야에서 입지를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이번 케이뱅크의 계정계시스템에 구축에 자사의 코어뱅킹 패키지인(BX/CBP), 프로덕트 팩토리(BX/PF), 프레임워크(BX/M)를 기반으로 약 11개월간 진행했다. 대외계시스템 부문의 경우, 뱅크웨어글로벌은 티맥스의 '애니링크(Anylink)'를 기반으로 구축을 완료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앞으로 케이뱅크의 계정계 시스템 운영및 유지보수도 지속적으로 맡는다.

뱅크웨어글로벌의 코어뱅킹패키지(CBP)는 자바(java)기반의 객체 지향 설계를 적용해 신규서비스 추가시 블록을 끼워넣는 형태로 시스템 개발이 가능해 기존 프로그램에 영향을 줄이면서 업무 확장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업무 규칙과 DB의 변경없이 빠른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직원수 330여명의 뱅크웨어글로벌은 국내 회사지만 중국에서 이미 유명해진 업체다. 뱅킹 SW개발과 IT서비스가 주력이며 한국IBM 출신의 이경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중국 알리페이 관계사인 마이뱅크(Mybank)의 코어뱅킹시스템 구축에 참여했으며, 이후 알라바바 그룹으로부터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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