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 차세대사업 설명회에 나타난 삼성SDS... 금융IT 시장 복귀하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SDS는 다시 공공·금융 시장에 돌아올 것인가?
우정사업본부가 추진하는 ‘클라우드·빅데이터 기반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설계 사업’을 위한 컨설팅 사업자 선정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SDS가 사업을 타진하고 나서며 그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설계 사업 컨설팅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날 삼성SDS와 EY한영 컨소시엄, LG CNS와 투이컨설팅 컨소시엄이 각각 제안발표를 진행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컨설팅 사업은 삼성SDS와 EY한영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차세대도 ICBM으로=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2월 29일 ‘우체국금융 구조진단 및 중장기발전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시스템 노후화진단 및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통합 구축방안 수립에 나선바 있다.
이를 통해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금융 차세대 정보시스템 인프라 구현 방안을 도출하는 한편 금융서비스 제휴사들과 오픈(Open) API 기반의 서비스공유 체계 전략 및 금융 클라우드 도입, 로보 어드바이저 등 자동화된 지능화 서비스 구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우체국금융 차세대 추진 목표로 제시된 것은 최신 ICT(클라우드, 빅데이터, AI, IoT 등) 기반의 미래지향적인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설계다.
원칙적으로 우체국금융은 SW진흥법개정안에 따라 공공기관으로서 대기업의 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삼성SDS와 SK(주) C&C가 번갈아 가며 수주해왔던 우체국금융 유지보수 사업도 법 시행 이후 대우정보시스템이 사업을 수주하는 등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됐다.
다만 컨설팅 사업의 경우 SW진흥법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의 참여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컨설팅 이후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르면 내년 초 차세대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7월 기재부는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 컴퓨팅·빅데이터·모바일)에 대한 민간투자 확대 및 전자정부시스템 수출 증대를 위해 대기업이 참여 가능한 예외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의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사업의 성격이 ICBM에 해당되면 대기업의 참여가 가능해졌다. 실제 서울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기업의 사업 참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체국금융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차세대시스템 구축 목표를 최신 ICT 기반의 미래지향적인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설계로 못 박은 만큼 ICBM 사업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삼성SDS나 LG CNS가 우체국금융의 컨설팅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것도 추후 구축시장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 염두=삼성SDS가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비즈니스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금융·공공시장으로의 복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금융 시스템 시장은 메인프레임-유닉스-X86으로 이어지는 주전산시스템 변화와 맞물려 디지털 금융을 실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등 100% 비대면채널 중심의 은행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금융사들의 관심이 높다.
또, 디지털 금융 시대가 본격화되며 종전의 차세대시스템이라는 개념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인 변화도 고려대상이다. 현재 한국은행 등을 중심으로 ‘동전 없는 사회’ 구현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때문에 실물화폐를 기본으로 했던 기존 금융시스템 체계에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최근 삼성SDS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를 선보이며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삼성SDS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은 금융기관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서 전자서명이나 위변조 방지, 고객 사용자 인증들에 적용이 가능하다.
삼성SDS가 제시하고 있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인 ‘TOP-B(Trusted Operational Private Blockchain)’ 아키텍처는 파이도(FIDO) 등 보안영역, 옴니채널 기반 CX영역, 실시간 모니터링 및 빅데이터 분석 수행 영역,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의 프라이빗 데이터 네트워크 영역을 구성요소로 갖는다.
현재 삼성SDS는 올 상반기 중으로 TOP-B 플랫폼을 그룹 금융사들에 우선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선 앞으로의 금융 IT시장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SDS의 이러한 플랫폼 전략이 금융 및 공공 시장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한 금융IT업계 관계자는 “금융사업의 수익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S가 이를 감수하고 들어올 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인력 기반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금융IT시장에서 다시 조직을 세팅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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