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한민국 대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네이버, 경쟁력 있을까
-IaaS 위주 30여개 제품 출시, 매달 새 서비스 4~5개씩 선보일 계획
-이달 중 B2B 파트너 10곳 꾸려, 9월까지 글로벌 IDC 10곳 이상 마련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대한민국에도 쓸 만한 클라우드 업체는 하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박원기 대표<사진>는 17일 자사의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가 갖고 있는 기술 플랫폼을 클라우드에서 완성시킬 것”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IT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진심 어리게 사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선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등 글로벌 ‘빅4’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또 국내 대표 통신사인 KT는 일찍이 2010년부터 ‘유클라우드 비즈’라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미 국내외 기업들이 판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NBP가 어떠한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을까.
네이버 등 국내 최대 포털 및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IT인프라 운영 노하우 측면에선 강점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하는 반면, 미완성 서비스 포트폴리오, 기업시장(B2B) 경험이 부족한 점 등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날 NBP 측은 클라우드 분야에서 2년 내 ‘글로벌 톱5’ 기술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어떤 서비스 내놨나=지난 2009년 네이버에서 IT인프라 전문기업으로 분할·출범한 NBP는 3년 전부터 일부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자사의 인프라를 ‘네이버 클라우드 비즈’라는 이름의 서비스로 제공해 왔다. NBP 측에 따르면 350여개 기업이 이를 사용 중이다.
2012년부터는 네이버 포털을 비롯해 라인, 밴드, 웍스모바일, 스노우 등 네이버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NBP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www.ncloud.com)’에는 새로운 상품(기능) 6개가 추가됐다.
서비스를 살펴보면 대부분 컴퓨팅 파워나 스토리지(저장공간), 보안, 데이터베이스(DB) 등 기업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서비스형 인프라(IaaS)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일반적인 가상머신(VM) 제공부터 SSD 서버, 오토스케일링, 블록스토리지, 네트워크스토리지(NAS), MSSQL, 마이SQL 등의 서비스가 올라와 있다.
조만간 마이크로서버나 큐브리드(DB) 등을 비롯해 지도나 검색, 기계번역, 음성인식, 모바일앱 API 등 네이버의 오픈 API도 서비스로 추가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2주 뒤에 2개, 다음 달에만 9개의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평균적으로 한달에 4~5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며, 연내에 네이버가 준비 중인 미래 신기술을 많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서비스를 상품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알렉사를 통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듯, 네이버 역시 현재 준비 중인 AI 플랫폼 ‘클로바’를 접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6월쯤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중 마켓플레이스도 마련해, 다양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도 제공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은?=NBP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지난 13일부터 기존 서비스 요금을 인하했다. 서버는 최대 20%, 스토리지는 50% 할인했다. 이에 따라 스탠다드(표준) 서버 기준 1개 vCPU와 2GB메모리, 50GB 디스크를 사용할 경우, 1시간에 41원이다. 월 요금으로는 2만9000원 수준이다.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별로 하드웨어 스펙이나 제공 자원, 기준 적용 요금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지역별 가격도 다르다. 데이터(네트워크) 전송 요금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계약 체결 기간 등에 따라 할인율이 차등 적용된다. 게다가 최근 업체 간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추세여서 주기적인 요금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NBP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주요 업체와 비교해 봤을 때 요금은 대체로 비슷하거나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KT는 1개 vCPU와 2GB메모리, 디스크는 NBP보다 2배 많은 100GB 용량을 제공하는데 시간당 59원, 월 4만2000원의 요금을 받는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 범위가 아직 협소한 만큼, 당분간 고객 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대표는 “NBP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외부에 서비스를 팔기 위한 목적으로 인프라를 만든) 경쟁사와는 달리 내부 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혹독한 검증을 거친 비즈니스 운영 노하우가 스며들어 있다”며 “특히 연간 상상하지 못할 보안 공격을 받고 있는 만큼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수준협약(SLA), 즉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보상 수준은 경쟁사 대비 다소 낮은 편이다. 99%~99.5% 미만은 월 이용요금의 10%, 95%~99% 미만은 25%를 보상해준다. 99.5%는 장애시간이 1달에 216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만약 이를 넘기면 월 요금의 10%를 돌려준다. 다만 파일 스토리지와 CDN, NAS 서비스는 이보다 가용성이 높다.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해 현재 5곳의 기업과도 파트너 계약을 맺은 상태다. 웅진, 코오롱베니트, 웹프라임, 후퍼소프트, 아이지니 등이다. 4월 중 5개 파트너를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그는 “현재도 파트너사를 하고 싶다는 기업이 꽤 많다”며 “다양한 채널 파트너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정부 클라우드 인증을 받은 만큼, 공공 시장도 기회가 된다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인프라도 지속 확장=클라우드 서비스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분야다. 특히 해외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고,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각 국가별 데이터센터 건립이 화두다.
NBP는 라인이나 밴드, 웍스모바일, 스노우 등 네이버의 원활한 글로벌 서비스 제공을 위해 6~7년 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마련해왔다. 현재 춘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을 포함해 한국에 3개, 그리고 일본과 미국(서부), 독일 등에 총 9개의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다. 네트워크 팝(PoP)까지 합치면 14~15개에 달한다.
이와 함께 외부 고객 대상의 퍼블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한국과 싱가포르, 미국에 구축한 상태다. 5월에 홍콩, 7월에 독일, 일본 등 연내 6개의 글로벌 리전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존 자체 인프라와 함께 향후 고객 요구에 따라 리전을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해당 국가의 공식 언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현재 영어와 일본어 등으로 서비스 번역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NBP는 실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클라우드 시장에선 후발주자이지만, 그만큼 기존 업체 서비스보다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든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클라우드 이용이 어렵다는 기업이 많은데, NBP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교육센터가 필요없을 정도로 쉽게 만들었다”며 “또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기술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콜센터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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