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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백지화…자사주 전량 소각(상보)

윤상호
- 삼성전자, “경쟁력 강화 도움 안돼”…발행주 13.3% 2회 나눠 소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포기했다. 악화된 여론과 현실적 어려움 양쪽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유지키로 했다.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또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사안이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와도 연관이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일련의 과정 탓에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도 유력하다고 점쳐져왔다. 삼성전자도 작년 11월 지주회사 전환 공식 검토에 착수했다.

걸림돌은 삼성전자 단독 추진이 쉽지 않았다는 점. 지주회사 전환을 하려면 삼성전자와 계열사 보유 지분 정리가 필수다. 각 회사 이사회와 주주 동의가 따라야한다. 특히 금산법과 보험업법이 규정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하다.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또 기술과 설비에 대한 선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했다. 고수익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활용하는 등 선순환적 사업 구조도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어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라며 “하지만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외부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왔다“고 지주회사 전환 포기가 회사 미래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회차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착수한다. 오는 28일부터 매입을 시작한다. 보통주 90만주 우선주 22만5000주를 사 소각할 계획이다.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각각 7000원 현금배당도 결의했다. 아울러 기존 보유중인 자사주를 2회로 나눠 소각한다. 전체 발행주식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다. 1회차로 이날 보통주 899만여주와 우선주 161만여주를 소각한다. 잔여분은 내년 소각할 방침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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