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X ‘킹아서’는 3D ‘아바타’를 넘을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3D로 아바타를 볼 때의 감동을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헐리우드 스크린X 영화라는 '킹아서 : 제왕의 검'을 관람했다.
18일 오후 CJ CGV는 '킹아서 : 제왕의 검' 시사회를 갖고 스크린X 기술과 향후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을 발표했다.
스크린X는 CJ CGV가 2013년 첫 선을 보인 몰입형 스크린 기술이다. 넥스트 3D를 놓고 여러 스크린 기술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돼 헐리우드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기술이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2년간 64억원을 지원했다.
스크린X는 정면의 화면 뿐 아니라 양 측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화살이 오른쪽 벽면에서 날아가기 시작해 왼쪽 화면으로 흘러가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2015년 이후 차이나타운, 검은 사제들, 히말라야,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등이 스크린X로 상영됐다. 하지만 초기 스크린X 영화들은 화질도 떨어지고 극장도 제대로 리뉴얼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영하다보니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수년간 기술이 축적되고 노하우가 생기면서 스크린X 구현을 위한 리뉴얼 기준, 전용 프로젝터 개발 등이 이뤄지면서 스크린X 기술도 향상되고 있다. 특히 ‘킹아서’의 경우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와 사전에 제작회의를 진행해 스크린x 구현에 대한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병환 CJ 4DX 대표는 "4년간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왔다. 이 상영관(여의도)도 리뉴얼을 2번이나 했다. 기존에는 프로젝트만 설치했지만 스피커를 뒤로 빼고 아무것도 없던 벽의 재질도 반사나 화면 퀄러티를 높이기 위해 규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극장에 따라 다르지만 이렇게 리뉴얼을 하는데 통상 25~30만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CJ CGV는 중국 25개관에 투자를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극장과 투자에 대한 분담, 티켓 수익분배 등의 비지니스 모델을 해외 극장들과 합의하고 있다.
기술개발에 참여한 노준용 카이스트 교수는 "스크린X 기술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사업화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배타적인 헐리우드와 같이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보 뿐 아니라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술적 설명과 미래부 고위 공무원의 이례적인 공치사가 끝난 후 영화가 시작됐다. '킹아서'의 경우 초반 마법사와 인간의 대결 장면이 압권이다. 91미터의 거대 전투 코끼리의 등장 장면부터 성을 부수는 장면을 3면에서 표현한 스크린X는 기존 2D, 3D 화면이 보여주지 못했던 웅장함을 선사했다.
마치 오래전 ‘아바타’를 3D로 관람하던 수준의 감동이었다.
하지만 초반의 강렬함이 너무 컸던 탓일까. 후반부로 갈수록 스크린X에 대한 감동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킹아서'는 모든 장면을 스크린X로 구현한 것은 아니다. 주요 전투씬과 아서왕이 엑스컬리버를 휘두를 때 정도의 장면 약 30분 가량이 스크린X로 구현됐다. 사전에 스크린X를 염두하고 제작한 것이 아니다보니 CG 화면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반복되는 노래의 후렴구처럼 예상한 부분(킹 아서가 엑스컬리버를 잡는 장면 등)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스크린X는 후반부로 갈수록 기대치를 낮추게 했다. 물론, 정면만 보는 2D 화면보다는 확실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최병환 대표는 "몰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스크린X를 구현해야 한다. 전체를 스크린X로 구현하면 오히려 피곤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킹아서의 경우 엑스컬리버를 잡을 때에 포인트를 맞춰 스크린X를 구현했다. 기술을 적용하는 최적의 포인트르 잡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크린X 기술 구현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지노드의 이재선 대표는 화면 구현에 상당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사전에 스크린X 화면 구현을 전제로 제작하지 않다보니 화면 구현이 제약적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왕의 암살 시도후 추격장면을 스크린X로 구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복잡한 거리와 빠르게 움직이는 인물들을 백지상태에서 CG로 구현하기는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CG CGV는 헐리우드 영화 '위킬데스'의 경우 아예 기획단계부터 참여하고 있다. 어떤 장면을 스크린X로 구현할 것인가가 정해지면 보다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사회 이후 스크린X에 대한 한계점도 다수 지적됐다.
특히, 스크린X의 경우 자리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스크린X의 명당은 중앙 뒷부분이다. 양 옆의 화면을 보려면 앞이나 측면에 치우친 자리는 스크린X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CJ CGV는 자리에 따라 티켓 가격을 차별화했고, 정면 화면만 봐도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시사회에서 측면에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오히려 몰입감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측면에서 나오는 불빛이 관람을 방해했다.
초반 5분가량의 전투신에서는 옛날 '아바타'를 3D로 감상할 때만큼의 감동이었다. 하지만 감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물론, 스크린X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제작단계부터 스크린X가 적용된 영화는 또 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했다.
스크린X 영화 가격은 1만4000원이다. 추가 요금에 대한 가치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단 한 번 경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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